삼성서울병원 임상영양팀

내 몸에 구리가 쌓이고 있다면? 윌슨병 환자에게 구리 영양소를 조절하는 식사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구리가 윌슨병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지금부터 알아봅시다.

윌슨병은 100만명당 20-30명의 발생률을 보이는 구리대사 이상으로 체내에 구리가 축적되어 생기는 희귀 유전질환입니다. 구리는 보통 위장관에서 흡수되어 담즙을 통해 배설되는데, 이 기능을 담당하는 염색체 이상으로 인해 간, 뇌 등에 구리가 침착되면서 윌슨병이 발생하게 됩니다.

윌슨병은 대부분 간세포 손상 또는 신경의 이상 증세를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구리를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약물 치료를 시행하며, 이는 보통 평생 지속하게 됩니다. 약물 치료 시 페니실라민은 구리와 결합하여 구리를 소변으로 배설시키는 약제이므로 길항작용으로 인해 비타민 B6가 결핍될 수 있기 때문에 매일 25mg씩 보충해 주어야 합니다. 만일 D-페니실라민과 같은 약물 치료에도 구리 배설이 조절되지 않으면 구리제한 식이요법을 병행하도록 합니다.

구리는 영양소로서 에너지를 생성하고 조직을 형성하며 철을 헤모글로빈 생성 장소로 운반하는 등 우리 몸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는데 필요합니다. 일반적인 저구리식(1일 2mg 이하)은 구리 함량이 많은 식품만 피하도록 하고, 극저구리식(1일 1mg 이하)은 구리 함량이 중정도인 식품과 많은 식품 모두 피하도록 합니다.

구리는 주로 간, 뇌, 심장과 같은 내장류, 콩류, 버섯류, 조개류, 코코아 등에 다량 함유되어 있으므로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정도 함량 식품으로는 올리브유, 아스파라거스, 시금치, 파인애플 등이 있으며 이는 1일 2-3회 섭취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구리 함량이 적어 자유롭게 섭취할 수 있는 식품으로는 쇠고기, 치즈, 달걀과 같은 유제품, 과일주스, 보리차, 홍차, 녹차 등 다양합니다. 윌슨병을 앓고 있는 환자 모두에게 구리 섭취 조절이 필요한 것은 아니므로 환자의 상황에 맞게 섭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집의 수도관 파이프가 구리 성분일 경우에는 먹는 물의 구리함량을 분석하여 1L당 100mg이 넘으면 미네랄 워터가 아닌 불순물을 전혀 포함하지 않은 순수한 물을 사용하도록 합니다.

술에는 100g당 0.2mg이상의 구리가 다량 함유되어 있는 섭취 제한식품에 해당하며, 윌슨병으로 인해 이미 간에 손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금주하는 것이 좋습니다.

구리의 결핍이 생기면 철분의 이용률이 감소하고 적혈구 합성이 저하되어 빈혈, 백혈구감소증, 골다공증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섭취 제한보다는 구리 함량이 많은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