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내분비대사내과의사)
치매란 인지기능이 점차 저하되는 퇴행성 질환으로, 치매환자뿐만 아니라 가족과 사회에 큰 부담을 안겨줍니다. 치매의 50%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것이고, 혈관의 이상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혈관성치매가 30% 가량을 차지합니다.
혈관성치매는 고혈압, 고지혈증, 그리고 당뇨병과 같은 동반 질환이 있을 때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은 인지기능저하를 약 2배 가량 증가시킬 수 있다고 보고되었습니다. 따라서 당뇨병과 치매의 연관성을 알고 치매를 예방하며, 진행을 막기위해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첫번째, 당뇨병은 뇌혈관을 손상시키고 뇌혈류를 저하시킴으로써 전반적인 인지능력, 정보처리속도, 주의능력, 실행능력등을 나쁘게 만듭니다.
두번째, 당뇨인들은 뇌졸중 발생 위험이 높으며, 뇌졸중이 발생한 이후 인지기능 저하가 더욱 심합니다.
세번째, 당화혈색소는 2~3개월간의 평균적인 혈당 조절 상태를 반영하는 수치인데, 이러한 당화혈색소가 증가함에 따라 전반적인 인지기능이 비례하여 감소함이 밝혀졌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1%의 당화혈색소 증가가 21%의 인지기능 저하의 증가와 연관되었습니다.
더불어 당화혈색소 7% 이상인 경우에는 인지기능 감소의 속도가 더 빨랐습니다.
네번째, 당뇨병 치료에 동반될 수 있는 저혈당은 고혈당과 마찬가지로 인지기능 저하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다섯째, 당뇨병의 미세혈관합병증 중의 하나인 망막병증은 당뇨병성 치매와 연관이 있습니다.
최근의 한 연구에 따르면 망막혈관의 복잡도가 증가한 경우, 뇌혈류의 저하의 간접적인 지표가 된다는 결과가 있었습니다.
더불어 또다른 미세혈관합병증인 콩팥병증의 경우에도 당뇨병성 치매와 상관관계가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여섯째, 당뇨병과 고지혈증을 함께 앓는 경우 혈관성 치매가 더욱 잘 생기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일곱째, 당뇨병으로 인한 염증 물질이 뇌신경에 염증을 일으켜 알츠하이머 치매의 발병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뇨병과 연관성이 높은 혈관성 치매는 인지능력이 계단식으로 저하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인지기능 상태가 유지되다가 급작스러운 악화를 보입니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치매를 진단 받는 경우 환자와 가족에게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혈관성 치매는 적절한 치료와 관리로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뇌혈관과 뇌혈류에 영향을 미치는 고혈당을 호전시키기 위해 적절한 당뇨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고혈당과 더불어 치매에 기여할 수 있는 저혈당을 예방하기 위해서 적절한 혈당 조절 목표를 정하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동반질환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고지혈증을 악화시키는 고지방식과 탄수화물 과잉섭취를 피하고, 채소를 많이 섭취하시는 것을 권고 드립니다.
흡연자는 금연을 해야 하며, 과음은 삼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집 안이나 시설에 고립되어 있는 것보다는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고, 주기적인 유산소운동을 하면 치매환자에서 인지기능이 더욱 저하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