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민(임상 영양사)
최근 저항성 전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이와 관련된 식품에 대해 미디어에서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저항성 전분과 관련 식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전분은 소화되는 속도에 따라 빠르게 소화되는 Rapidly digestible starch(RDS), 천천히 소화되는 Slowly digestible starch(SDS), 그리고 소화되지 않는 저항성 전분 Resistant starch(RS)이 있습니다. 자연적으로는 전곡류나 감자, 덜익은 바나나, 조리후 냉장 보관한 곡류군 음식 등에서 발견되며 화학적 변성 처리를 통해 식품에 첨가되는 기능적 성분의 종류도 있다.
저항성 전분은 소화 효소에 의해 포도당으로 분해되지 못해 소장에서 흡수가 어렵고 대장에서 박테리아에 의해 발효되어 장내 건강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장 통과시간이 지연되면서 만복감을 주고, 2~2.8 kcal/g 정도로 다른 전분에 비해 에너지가 적어 상대적으로 체중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당이나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하고 담즙과 결합하여 대변으로 배설되므로 혈중 콜레스테롤 수준을 낮추는데 도움을 주는 등 식이섬유와 비슷한 역할을 합니다.
저항성 전분을 강화한 쌀인 도담쌀과 이를 활용한 식품들이 판매 중입니다. 그러나 도담쌀로만 밥을 지어 먹을 시 푸석푸석하고 조리 전 쌀을 불리는데 반나절 정도 걸려 다소 번거로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필수적으로 섭취하기보다는 기호적, 환경적 상황에 따라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카무트(Kamut)라고도 알려져 있는 호라산 밀은 귀리와 비슷한 모양이며 다른 밀 작물보다 2~3배가량 크고 긴 진한 황금색 밀로 셀레늄, 폴리페놀, 필수아미노산, 저항성 전분이 풍부하고, 백미에 비해 GI(Glycemic index)지수가 낮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호라산 밀로 만든 곡류군 식품을 섭취하였을 때 체지방 감소, 인슐린, 혈당지수가 유의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하니 이를 활용한 식품을 자신의 곡류군 섭취량 안에서 적정량 교환하여 섭취하면 혈당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셀레늄과 필수아미노산, 일부 비타민, 무기질 함량이 조금 더 높다는 점 이외에는 다른 잡곡류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으므로 호라산 밀만을 고집하기보다는 다양한 잡곡류를 통해 하루 필요량만큼의 곡류군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전분을 냉각하는 과정에서 전분의 결정성 부분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효소 저항성이 나타나게 되며 갓 지은 밥보다 찬밥의 저항성 전분 함량이 높아지게 됩니다. 밥을 지을 때 쌀 무게의 3% 정도의 식물성 기름을 첨가하면 전분과 지질의 복합체가 생기는데 이로 인해 효소 저항성을 갖게 됩니다. 따라서 기름을 첨가하여 지은 밥을 냉장 보관 후 섭취하면 저항성 전분의 섭취 비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으로 매번 식사를 하는 것은 어렵고 보관 과정에서 변질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