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는 나의 건강을 지켜주는 평생 동반자 입니다.

심강희(당뇨병전문간호사)

본 사례담은 2015년 당뇨병관이 우수상을 수상한 김성기 님의 당뇨병관리 수기입니다.

제 나이는 76세이며 나의 평생 동반자 당뇨와 함께 아주 즐겁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혈당 수치의 지시에 따라서 움직이는, ‘당뇨의 동반자’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 친구를 처음 만났을 때는 저를 크게 실망시켰고 당황스럽게 했고 절망감에 빠져들게 하여, 저의 생활리듬을 엉망으로 만들게 한 아주 나쁜 친구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제가 이 친구를 처음 만난 것은 14년전의 일이었습니다. 그때부터 현재까지 이 친구와 함께 싸우면서 생활해온 과정을 간단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32년간 열심히 근무했던 회사에서 퇴직 당하고, 쉬면서, 골프연습장에서 매일 운동을 하고 있던 중 누가 뒤에서 갑자기 몽둥이로 머리를 심하게 내려치는 것이 아닙니까? 뒤를 돌아다 보니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 순간 눈앞이 캄캄하고 몸 전신의 피가 머리에서 발끝까지 쫙 흘러내리고, 기운이 쭉 빠져서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았습니다. “아 내 몸이 갑자기 왜 이러지?”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 7-10분간 머리를 뒤로 제키고 가만이 앉아있었습니다. 그 후 정신을 차리고 집으로 서서히 걸어 오는 도중에 주변에 있는 빵집에서 기름에 튀긴 도넛에 설탕가루를 묻히는 것을 보니 갑자기 허기가 지고 먹고 싶은 욕망이 생겨, 들어가 그 자리에서 허겁지겁 2-3개를 먹었습니다. 그러더니 조금 기운이 차려지는 것 같고 하여 집으로 급히 돌아가 아무 생각 없이 푹 쉬었습니다. 그로부터 피로가 쉽게 오고, 자주 졸음이 오고, 생활하는데 활력이 없고 기분상태가 매일 좋지 않았습니다.

승용차를 몰고 외부의 일을 보고 귀가하는 중에도 피곤하고 몸이 졸려서 도로변에 차를 세워놓고 몇 분이라도 잠을 자지 않으면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때 ‘분명히 내 몸에 이상이 왔구나’ 하는 직감이 들어 병원에 가서 내 몸의 상태변화를 의사 선생님에게 자세히 말씀 드렸더니, 의사 선생님께서 혈압과 혈당을 체크 하시면서 “혈압은 좋은데 혈당이 높고 당뇨가 왔습니다.” 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창피한 일이지만 저는 그때 ‘당뇨’란 용어를 처음 들어보았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당뇨란 무엇이며 음식조절과 함께 지속적인 운동 등 생활리듬을 확 바꾸라면서 여러 가지 주의사항과 약 처방을 하여 주셨습니다. 그 순간 ‘왜 나에게 이런 필요 없는 불청객이 찾아왔는지? 가정을 위해서, 회사를 위해서 열심히 근무했고 건강하게 생활해 왔는데, 이렇게 나에게 찾아와서 괴롭히는지 모르겠다’고 불평을 하였습니다만, 한번 찾아오신 당뇨님은 절대로 떠나시지 않으시더군요.

그날부터 의사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음식조절, 걷기운동, 시간 맞춰서 당뇨약 복용을 철저히 지키면서, 비가 억수로 많이 오는 날에도 저녁 식후에는 우산과 우비를 입고 1시간 이상 매일 걸었습니다. 그리고 당뇨란 친구가 어떻게 해서 나를 찾아 왔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책방에 가서 당뇨 관련 책 2권을 사서 탐독을 하였습니다. 탐독 후 당뇨에 관한 여러 가지 상식과 지식을 어느 정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당뇨라는 친구를 소홀히 대하였다가는 나중에 더 큰 괴로움을 당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병원에 다니면서 의사 선생님의 말씀과 지시대로 철저히 따르고 생활 하였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