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혈당 변화와 당뇨병이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

조윤영(내분비-대사내과 의사)

임신 시 나타나는 혈당의 변화

임신 16-20주 이후 포도당 생성의 재료가 되는 아미노산의 부족으로 공복 혈당 농도는 감소하는데, 태반 호르몬의 작용에 관계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태아가 성장하면서 포도당 이용이 증가하여 임신 말기의공복 혈당 농도는 비 임산부보다 평균 10mg/dL 낮습니다. 또 다른 변화는 인슐린 감수성의 감소 및 인슐린 저항성의 증가입니다. 인슐린 감수성은 임신 전에 비해 50-70% 감소하는 데 반해, 인슐린 저항성은 증가하는데, 이러한 변화의 기전은 명확하지 않으나 태반 호르몬인 태반락토겐, 프로게스테론, 프로락틴, 코르티솔 등의 분비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또한 임신 시 체지방의 증가, 신체 활동의 감소도 인슐린 저항성 증가의 원인이 됩니다. 이러한 영양 및 호르몬 상태의 변화는 분만 직후 소실됩니다.

산모의 당뇨병이 태아 및 신생아에 미치는 영향

산모의 당뇨병이 태아에 미치는 영향은 모체의 대사 장애에 의해 발생하므로 제1형, 제2형 당뇨병의 타입에 따른 차이는 없습니다.

선천성 기형과 유산

당뇨병 임산부에서 태아의 기형 또는 유산의 빈도는 임신 당시 당 대사조절 상태와 밀접합니다. 미국 국립보건원의 연구에 따르면, 임신 3주 이내 혈당 조절이 비교적 양호한 당뇨병 임신부에서 선천성 기형의 빈도가 4.9%로 당뇨가 없는 산모에 비해 2.1% 높았고, 당화혈색소에 비례하여 급격하게 증가하였습니다.
임신 첫 6주 이내에 혈당을 잘 조절하지 못하면 태아의 중추신경계, 심혈관계, 신장, 골격계 등의 선천성 기형이 증가합니다.

성장 이상

임신 초기 산모의 고혈당은 태아 발달과 성장을 억제하지만, 중기 이후의 고혈당은 성장을 촉진하여 거대아를 유발합니다. 산모의 고혈당 및 아미노산, 지방산의 증가는 이들 영양소가 태반을 통과해 태아에게 전달되는데, 과다한 영양소로 인해 태아의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거대아를 만듭니다. 하지만 혈당 조절이 양호한 산모에서도 거대아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을 볼 때, 인슐린 외의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 및 모체의 성장 촉진 인자와도 관련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산 및 신생아 사망

산모의 당뇨병과 관련된 주산기 사망률은 꾸준히 개선되어 4% 미만입니다. 제1형 당뇨 산모에서는 급성합병증인 당뇨병성 케톤산증이 발생하면 태아 사망의 위험이 높아지며, 혈관합병증에 의한 자궁-태반부전(자궁 및 태반으로 혈류가 원활하지 않은 것)도 태아 사망과 관련 있습니다. 신생아 사망의 주원인은 선천성 기형입니다.

저혈당

신생아 저혈당은 당뇨병 임산부의 태아의 10-40%에서 관찰되는 가장 흔한 합병증이다. 정상적으로 신생아는 출생 이후 혈당이 급격히 감소하는데, 만삭 신생아의 경우 혈장 포도당 농도 30-40mg/dL 미만, 조산아에서는 20-30mg/dL 미만으로 정의합니다. 정상 신생아에서는 출생 후 모체로부터 포도당 공급이 중단되면 혈중 인슐린 농도가 감소하면서 지방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성하는 데 비해, 당뇨병 산모의 신생아는 혈중 인슐린 농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저혈당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신생아의 저혈당 빈도는 산모의 혈당 조절 정도와 관련 있으므로 철저한 혈당 조절을 통해 예방이 가능합니다.

신생아 황달

신생아 황달의 빈도는 15-30%로 다른 합병증과 마찬가지로 혈당 조절 정도에 비례합니다. 원인은 조기 분만과 태아 저산소증으로 추정합니다.

맺음말

임신 초기부터 산모의 혈당 조절 상태가 태아와 신생아의 합병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철저한 혈당 관리가 매우 중요하며, 당뇨인이 임신을 계획한다면 혈당 조절 방법 및 합병증 관리에 대해 담당 의사와의 상담과 교육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