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 독소란?

정연화(약사)

우리가 흔히 쓰는 ‘보톡스’라는 단어는 보툴리눔 독소를 이용하여 만든 상품화된 약제의 이름입니다. 미용 목적으로 주름을 펴는데 쓰는 약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 보툴리눔 독소는 눈꺼풀 경련, 사시, 근강직, 사각 턱, 다한증 등의 치료에 쓰이기도 하는 약물입니다.

보툴리눔 독소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C.botulinum)이란 혐기성 박테리아에서 분비되는 독소로 모두 7개의 종류가 있으며 이 중 보툴리눔 A, B형 2가지가 정제되어 의학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보툴리눔 독소는 운동 신경 말단 부위에서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억제하여 해당하는 근육을 마비시키는 기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툴리눔 독소의 근육 이완 효과는 2~3일 후에 나타나 시술 후 1~2 주에 최고조에 도달하며 그 이후 점점 약효가 줄어들게 됩니다.
보툴리눔 독소를 이용한 주름 치료의 효과는 빠르면 다음날부터 대부분은 3일 정도면 나타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사각 턱이나 종아리의 경우는 적어도 1~2달 후에 효과가 나타나며 최대 효과는 3개월에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주사를 맞기 전 국소마취를 하게 되며 주사부위와 면적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5~15분 정도의 시술시간이 보통 소요됩니다.

어떤 목적으로 보툴리눔 주사를 맞느냐에 따라 부작용은 다르게 나타나게 됩니다.
주름제거를 위해 맞는 경우의 부작용으로는 표정 변화, 없던 주름 발생, 두통, 부종 등이 있습니다.
사실 보툴리눔 독소 자체는 대표적인 신경독소로 과량이 들어가면 전신증상으로 구역질, 눈물 분비 감소에 의한 안구 건조증, 호흡 약화 등의 중대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에게 사용하는 보툴리눔 독소는 순수 단백질만을 나노그램 수준으로 정제하였으므로 인체에 전신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통상적으로 주름제거에 쓰는 보툴리눔 독소 용량의 100~300배 이상이 한 번에 인체에 투입되어야 위험한 증상을 초래하는 것이므로 전신 부작용에 대한 안전성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보툴리눔 독소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의 대부분이 보고가 되어있으며, 1989년 인체에 투여해도 좋다고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이후 사망사고 역시 보고된 바 없습니다. 따라서 보툴리눔 독소는 적절한 방법으로 사용된다면 매우 안전한 약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