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당뇨병의 특성과 양상변화

김영남 (내분비-대사내과 의사)

30세 이상의 한국인 중 270만명이 당뇨병이며, 이는 10명 중 거의 1명의 꼴에 해당합니다. 당뇨병 전단계까지 포함하면 3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이거나 잠재적 당뇨인인 셈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당뇨병은 30세 이상의 전 연령대에 걸쳐 증가하는 추세이며, 2050년도에는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수가 약 2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에 당뇨병 환자의 10명 중 3명은 본인이 당뇨병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으며, 치료를 하고 있지 않은 당뇨병 환자도 많이 있어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국인 당뇨병의 특성

한국인은 선천적으로 인슐린 분비능이 비교적 적어서 다른 요인에 의하여 인슐린 저항성이 없는 상태인데도 당뇨병에 걸리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점차 서양과 비슷하게 비만형 당뇨병이 증가하고 있어 현재 당뇨병 환자의 절반 정도가 체질량지수(BMI) 25kg/m2 이상인 비만 상태입니다. 특히 서양인에 비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복부비만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인슐린 저항성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최근 우리나라에서 당뇨병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성들의 결혼과 임신 시기가 점차 늦어지면서 점차 임산부가 고령화되고 비만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임신성 당뇨병 또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2007년에는 4.1% 정도였던 유병률이 매년 1~2%씩 꾸준히 증가하면서 2011년에는 10.5%로 조사되었습니다. 소아청소년에서의 당뇨병은 2011년에 10만명당 57.5명으로 0~9세에 비해서 청소년에서 당뇨병 유병률이 6배 높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또한 제1형 당뇨병과 제2형 당뇨병의 변화 추이를 보았을 때 제1형 당뇨병의 유병률은 비슷하게 유지되나 제2형 당뇨병은 점차 증가하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청소년기부터 비만을 막기 위한 노력이 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세계적으로 제1형 당뇨병은 모든 당뇨병 환자 중 5%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 제1형 당뇨병의 유병률은 차이가 있는데, 아시아 지역이 가장 낮으며 한국에서는 2% 미만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한국에서의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에 취약함과 함께 변화하는 유전적, 환경적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한국인 당뇨병의 현주소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30세 이상의 성인 중 8%가 당뇨병 환자이며, 약 270만명이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뇨병 전단계까지 범위를 확대하면, 성인 25%가 당뇨병 전단계 상태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종합하면 성인 3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이거나 잠재적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그러나 안타깝게도 당뇨병 환자 10명 중 7명만이 본인이 당뇨병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나머지 3명은 본인이 당뇨병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30~44세의 젊은 연령층에서는 본인의 당뇨병 인지율이 55.4%밖에 되지 않아, 젊은 당뇨병 환자들에서 당뇨병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킬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본인에게 당뇨병이 있음을 모르는 상태로 진단이 지체 된다면 당뇨병의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으며, 젊은 당뇨병 환자가 유병기간이 더 길기 때문에 젊은 연령층에서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따라서 젊은 연령층에서 당뇨병이 조기 진단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해마다 당뇨병 환자의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2030년에는 당뇨병 인구가 5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2050년도가 되면 우리나라의 당뇨병 환자수가 약 600만명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국 현재를 기준으로 했을 때 향후 40년간 약 2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89%)는 당뇨병 치료를 하고 있으며, 이들 중 77%는 경구용 혈당강하제로 치료 중이고, 11%는 인슐린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뇨병 치료를 전혀 하고 있지 않은 환자도 11%나 되어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중 당화혈색소를 기준으로 혈당조절 목표에 도달한 환자는 27.9%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미국당뇨병학회의 당화혈색소 목표는 우리나라보다 조금 더 느슨한 편이지만 이를 기준으로 해도 43.4%만이 혈당 조절이 양호한 상태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서 여러 질환 등이 동반된 경우가 많습니다. 고혈압이 같이 있는 경우가 62.5%로 일반인에 비해 3.7배가 많았고, 이상지질혈증이 같이 있는 경우는 49.5%로 일반인에 비해 5배나 많았으며 그 수 또한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당뇨병 합병증으로 당뇨병성 신증과 신경병증의 경우에는 30%의 환자에서 동반되어 있으며, 당뇨병성 망막병증의 경우에는 20% 정도의 환자에서 동반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에, 당뇨병을 막기 위해 평소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당뇨병을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필요하겠으며, 당뇨병이 진단되면 적절한 치료를 통해 여러 합병증을 최대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