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주영(내분비 대사내과 의사)
제2형 당뇨병은 고혈당, 인슐린 저항성, 상대적인 인슐린 분비 장애를 특징으로 하는 질환으로 오늘날 성인에게서 흔한 질환이며 전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속도로 급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당뇨병 유병률은 1960년대에 0.5% 미만으로 추정되었으나 점차 증가하여 2004년도 국내 당뇨병 환자의 수가 522만명으로 전 국민 중 11.4%에 해당하고 내당능 장애 또한 5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하였습니다. 당뇨병으로 인한 만성 합병증들이 주된 사망 원인 중의 하나로 부각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2형 당뇨병의 발생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가 인슐린 저항성입니다.
인슐린 저항성은 주어진 인슐린 농도 하에서 인슐린에 대한 혈당의 반응이 정상보다 낮은 상태를 말합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인슐린은 근육으로 포도당 섭취를 촉진하거나 간에서 포도당 생성을 억제함으로 혈당을 조절하는데 인슐린이 부족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러한 인슐린 작용이 감소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인슐린 저항성이 제 2형 당뇨병의 주된 요소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상적인 포도당 조절의 생리를 이해하여야 합니다. 공복 상태에서 체내 포도당(~2mg/kg/min)의 약 50%는 뇌에서 이용되는데, 이 때의 포도당 생산은 간의 글리코겐 분해 및 포도당 신합성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됩니다.
한편 음식물을 섭취하면 소화관에서 음식물로부터 포도당이 흡수되어 췌장의 베타(ß)세포에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고, 분비된 인슐린은 근육으로 포도당의 흡수를 촉진합니다.
또한 인슐린은 간의 포도당 흡수에도 일부 관여하지만 주로 간의 포도당 생성을 억제합니다. 따라서 인슐린은 간에서 포도당의 생성을 억제하고 근육을 포함한 말초조직으로 포도당 흡수를 촉진하여 혈중 포도당 농도를 낮춥니다.
이때 말초조직의 세포 내로 포도당을 흡수하는 과정에 세포막의 인슐린 수용체가 관여를 하게 되는데 인슐린 수용체의 수가 감소하거나 수용체 결합 후에 세포 내 결함이 생기는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하게 됩니다.
제2형 당뇨병에서는 인슐린 수용체 결함이 발견되기는 하지만 주로 수용체 후 세포 내 결함 즉, 인슐린에 의해 조절되는 인산화/탈인산화 장애가 훨씬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기전 중에 포스파티딜이노시톨-3-키나아제 신호전달 장애는 GLUT-4가 세포막으로 이동하는 것을 감소시킵니다.
인슐린 저항성의 상태에서는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NO의 생성이 저하되어 있어 인슐린의 고유한 작용인 항죽상 형성효과, 항 염증 효과를 유지하지 못하고 혈관세포증식이나 염증반응이 촉진되어 동맥경화증을 유발시킬 수 있습니다.
체중이 증가함에 따라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게 되고 내당능 장애나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미국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역학연구에 의하면 (US Nurses’ Health Study), 체중 상위 10% 군에서는 하위 10% 군보다 당뇨병 발생률이 58배 높았으며, 체질량 지수가 27kg/m2 이상인 간호사들이 체중을 감량했을 때 당뇨병 발병률이 30% 감소하였습니다.
비만상태에서는 인슐린 저항성을 촉진시키는 유리지방산의 혈중 농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혈액 내에 증가된 유리지방산은 간과 근육으로 지방축적을 유발하고 세포 내 유리 지방산은 인슐린 신호전달에 관련된 세린 인산화를 통한 복잡한 기전으로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킵니다. 이외에도 지방세포는 여러 가지 아디포 사이토카인들의 발현을 증가시켜 인슐린 저항성 유발에 기여합니다.
복강 내 내장지방은 말초지방에 비해 지방 대사율이 항진되어 있어 인슐린 저항성에 더 크게 작용하므로 내장지방형 비만 또한 당뇨병 발생의 위험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