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은(내분비-대사내과 의사)
대사 증후군(metabolic syndrome) 이란 고혈압, 당대사 이상, 복부 비만, 이상 지질혈증과 같은 심혈관 질환 위험 인자들의 군집 현상입니다. 한국인의 비만 유병률이 늘면서 대사 증후군의 유병률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며 특히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제1형 당뇨병 환자보다 대사 증후군의 유병률이 높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2006년 시행한 국내 단면 연구에서 보고된 바로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83.2%가 대사증후군을 동반하고 있으며 환자의 95% 이상이 대사 증후군의 요소 중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대사 이상을, 60% 이상에서 3가지 이상, 그리고 30% 이상이 4가지 이상 모두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는 최근 비만의 증가와 함께 국내 제2형 당뇨병이 대사 증후군을 동반한 서구형 당뇨병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아직까지 논란이 있으나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진단 기준은 복부 비만을 필수 구성 요소로 포함하면서, ① 150 mg/dL 이상의 고중성지방혈증, ② 남자의 경우 40 mg/dL 이하/여자의 경우 50 mg/dL 이하의 저 HDL 콜레스테롤 혈증, ③ 100 mg/dL 이상의 공복 혈당 이상, ④ 수축기 130 mmHg/이완기 85 mmHg 이상의 고혈압 중 두 가지 항목 이상에 해당되면 대사증후군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다만 복부 비만의 지표가 되는 허리둘레 기준은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의 연구를 바탕으로 남자 85 cm, 여자 90 cm 이상으로 정의하였는데, 추후 한국인에서의 전향적인 연구를 통해서 바뀔 수도 있겠습니다.
현재까지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 및 여러 가지 위험 인자들이 모두 관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대사증후군의 병태 생리는 다소 모호하고 아직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가장 널리 알려지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개념은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입니다.지방 조직은 단순한 지방의 저장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물질들을 분비하는 하나의 내분비 기관이며 특히 내장 지방에서 분비하는 아디포사이토키닌들은 혈관의 염증과 동맥 경화성 변화에 많은 영향을 줍니다. 또한 당뇨병 고위험군에서는 췌장의 베타 세포가 인슐린 저항성을 극복하기 위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는데, 이런 보상 작용에 한계가 오면 상대적인 인슐린 결핍이 오게 됩니다. 이로 인해 지방 세포에 저장된 중성지방의 분해가 증가되어 혈중 유리 지방산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 유리 지방산들은 간에서는 포도당과 중성 지방 생성을 증가시키고 근육에서는 포도당이 근육에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아서 인슐린 감수성을 더욱 감소시키는 악순환이 발생하게 됩니다.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가 2배 가량 증가되는 것으로 보고되며 여러 연구들에서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인자들의 수에 따라서도 위험도가 달라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공복 고혈당은 앞서 설명한대로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입니다.대규모 연구에서 기저에 대사증후군이 있는 대상자가 향후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도는 정상인보다 7배 정도 증가하였고 가지고 있는 위험 인자의 수가 많을수록 당뇨병 위험도도 증가하였습니다. 반면 제2형 당뇨병이 이미 진단된 환자에서 대사 증후군이 진단되는 것은 심혈관 질환 위험도를 추가로 예측하는데 부가적 의미는 없다고 여겨집니다.
대사 증후군의 치료는 결국 대사 증후군 각각의 인자에 대한 치료이며 최종 목표는 심혈관 질환과 당뇨병을 예방하는 것입니다. 개략적인 치료 방침은 다음의 3가지 치료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체중 감량이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의 하나로 생각되며 적절한 식이 요법과 운동을 병행해야 합니다. 또한 지질 강하제, 항고혈압제 등의 적절한 약물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겠으며 당뇨병 환자에게서는 인슐린 저항성을 줄이기 위해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키는 메트포민, 티아졸리디네디온 등의 당뇨약을 사용해 볼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