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췌장이란?

유현진(내분비대사내과의사)

1. 인공췌장이란?

당뇨병은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호르몬 분비가 안 되거나, 인슐린 호르몬이 제 기능을 못 하면서 발생합니다. 당뇨인 중 인슐린 분비기능이 현저히 저하되어 경구약 만으로 혈당 조절이 용이하지 않을 경우에는 인슐린 주사요법 치료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여러가지 인슐린 주사 요법 중 인슐린 펌프는 인슐린을 24시간 지속적으로 체내에 투여하여 체내 인슐린과 유사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계입니다.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면 인슐린을 지속적으로 투여할 수 있고, 인슐린 주입량을 시간대에 따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으며, 생활이 불규칙 한 경우에도 인슐린 투여 시간에 유연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특히 주사바늘을 여러 번 찌르지 않아도 필요에 따라 인슐린 용량을 수시로 변경이 가능합니다.
충분한 교육 후에는 식사에 포함된 탄수화물 양에 따라 인슐린 필요량을 계산하여 투여할 수 있고, 고정된 기저 인슐린 대신에 필요에 따라 기저 인슐린 투여량을 수시로 미세 조절할 수 있으므로, 연속혈당측정기와 함께 사용을 할 경우, 체내 인슐린과 거의 흡사한 혈중농도를 유지하여 혈당을 훨씬 정상에 가깝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슐린 펌프 중에는 연속혈당측정기와 시스템이 연동되어 환자의 혈당 수치 변동에 맞게 기저 인슐린 주입 용량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하이브리드 인슐린 펌프가 있습니다.
혈당에 따라 인슐린이 분비되는 췌장의 기능에 가까운 역할을 할 수 있어 이 펌프를 ‘하이브리드 폐회로 인공췌장시스템 (Hybrid Closed-loop Artificial Pancreas)’이라고 합니다.

2. 인공췌장시스템의 구성

인공췌장시스템(APS)의 구성은 3가지입니다. 실시간 혈당을 측정하는 '연속혈당측정기', 인슐린을 주입하는 '인슐린 펌프',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하는 '알고리즘’입니다.
‘하이브리드 폐회로 인공췌장시스템’은 ‘연속혈당측정기’로 측정된 혈당을, ‘알고리즘’ 이 5분 마다 모니터링하면서 기저 인슐린 용량을 증량 및 감량해줍니다. 인공췌장시스템은 사용 2~7일 전에 적응기간이 필요하며, 이 기간 동안 수동모드를 사용하면서 환자 특성에 맞는 기저 인슐린 용량을 적응해갑니다. 이런 과정 이후에 자동화된 모드로 변경하면 환자 특성을 반영한 기저인슐린 용량이 자동으로 계산되서 주입됩니다.

3. 인공췌장시스템의 장단점

인공췌장시스템 사용 시 하루 중 정상 혈당에 머무는 시간을 증가시켜줄 수 있고 고혈당과 저혈당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인공췌장시스템은 연속혈당 감시장치를 통해 지속적으로 혈당을 모니터링하며, 혈당값이 미리 정해진 하한값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인슐린 주입을 일시 중지 할 수 있는 기능을 포함하고 있어, 특히 새벽 저혈당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다만 ‘하이브리드 폐회로 인공 췌장 시스템’ 은 식사에 따른 급격한 식후 고혈당이 발생한 경우에는 인슐린을 별도로 주입해 줘야 하기 때문에, 100% 자동화라기 보다는, 반자동화라고 봐야합니다. 그리고 고단백/고지방 식사나 컨디션 난조 등의 이유로 발생될 수 있는 고혈당에 대한 자동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수동 계산기를 사용해 주입 조절을 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기계의 조작이 어렵거나 탄수화물 섭취량에 따른 인슐린 용량조정등의 이해가 충분히 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이 불가할 수 있습니다.

4. 인공췌장시스템 활용의 실태

미국의 경우 1형 당뇨병 환자의 60%가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나 한국에서는 5%만 사용하고 있으며, 인공췌장시스템의 국내 상용화를 위해 교육 환경, 수가의 개선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국내에서 사용가능한 인공췌장 기능이 탑제된 하이브리드 인슐린 펌프는 M사의 제품이 있으며, 이외에도 현재 인공췌장 기기들이 지속적으로 개발 중에 있습니다.
내분비내과 의료진과 상의하여 인공췌장시스템을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보다 섬세하고 정밀하고 똑똑하게 혈당을 관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