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진(내분비대사내과의사)
당뇨병은 당뇨 자체의 치료가 중요할 뿐만 아니라 각종 합병증이 동반되기 쉬운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입니다.
국내 당뇨병 환자에서 가장 심각한 합병증은 심근경색과 뇌졸중이지만, 국내 및 해외 여러 연구에서 제1형 당뇨병, 제2형 당뇨병에 관계없이 암 발생률도 정상인에 비해서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 당뇨병 환자의 암 발생률을 연구한 2020년 연구(Site-specific cancer risk in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 a nation wide population-based cohort study in korea) 에 따르면 당뇨병군의 전체 암 발생
위험은 정상인 보다 1.22배 높았으며, 2022 당뇨병 팩트 시트에 따르면 당뇨병과 연관되어 발병 위험비가 큰 암은 간암, 췌장암, 담도암, 신장암, 대장암, 위암 등이 있습니다.
당뇨병과 암 발생 위험 증가에 대해서 아직 정확한 기전은 밝혀진 바 없지만, 당뇨병으로 인한 인슐린 분비 및 기능저하, 고혈당, 만성 염증, DNA 손상, 비만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음으로 당뇨병과 각종 암 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대한간암학회에 따르면 바이러스 간염이나 또는 간경변증이 없는 당뇨병 환자에서 정상인에 비해 간암 발생위험빈도가 1.97배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발생률의 증가뿐만 아니라 당뇨병이 간암의 높은 사망률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여 간암 환자가 당뇨병 동반 시 사망위험도는 1.54배 증가되었습니다. 또한 당뇨병과 연관된 비만 역시 간암의 위험성을 높혀 정상군에 비해 간암 발생률이 1.12배 높았습니다.
췌장암은 뚜렷한 증상이 없어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우므로 예후가 나쁜 암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췌장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뇨병이 췌장암의 원인일 수도 있지만 췌장암이 선행되고 나서 이차적으로 내분비 기능 장애가 당뇨병을 일으킨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담도암은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담낭에서 십이지장으로 보내는 통로인 담관에 생기는 암으로, 5년 생존율이 28.8% 불과할 만큼 치명적인 암입니다. 당뇨와 담관암의 발생 및 진행의 연관성에 대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이 되었으며(OR : 1.74), 최근 국내 연구에 따르면 전당뇨병이나 당뇨병이 있다면, 정상인에 비해서 소량의 음주에도 영향을 받아 담도암 발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장암은 우리나라 암 발생률 3위에 해당하는 암으로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대장 내시경으로 진단된 대장암의 빈도는 당뇨병 환자에서 7.4%, 정상인에서 3.4%로 당뇨병 환자에서 높았습니다. 또한 당뇨병을 앓는 대장암 환자의 사망률도 더 높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암 예방을 위해서는 식사 요법이 중요합니다. 적절한 양의 육류 섭취는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혈당조절에 도움이 되지만 과다한 육류 섭취는 대장암, 폐암, 췌장암 등의 발생위험을 증가시키므로 주의합니다.
가공 육류(소세지, 베이컨,햄 등)은 "질산염화화합물(니트로소아민)"과 같은 발암물질이 작용하여 대장암,위암, 췌장암 등의 발생위험을 증가시킵니다.
과도한 지방 및 포화지방의 섭취는 대장암, 유방암 등의 발생위험을 증가시키므로 과도한 지방이 함유된 식품인 튀김, 아이스크림, 파이, 초코렛 등의 섭취를 줄이고, 포화지방의 섭취를 줄이기 위해 기름 부위와 가금류의 껍질은 제거하여 섭취하도록 합니다.
과량의 염분은 위점막을 손상시켜 위암 발병위험을 2~5배까지 증가하게 만들므로
식사 시 젓갈류, 장아찌류, 자반생선, 장류 등의 섭취는 줄이도록하고, 국/찌개 국물의 섭취 또한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