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펌프는 누가하나요?

박지윤(내분비대사내과 의사)

인슐린 펌프는 인슐린을 24시간 지속적으로 체내에 투여하여 체내 인슐린과 유사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계입니다.
인슐린 투약을 꺼리게 되는 많은 원인 중의 하나가 인슐린 요법을 시작하게 되면 반복적으로 주사바늘을 찔러야 하는 통증과 불편함 인데, 펌프는 기계를 조작함으로써 기저 인슐린을 수시로 변경할 수 있으며, 식사 시에도 주사를 할 장소를 찾고 소독을 해야하는 수고로움을 없애주기 때문에 인슐린을 투약하는 손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펌프는 아직까지 혈당을 감시하는 기능은 없어서 혈당 측정은 사람이 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피부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5분마다 연속적으로 혈당을 측정하여 실시간으로 혈당값을 보여주는 장치인 지속혈당감시장치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 기계와 펌프를 함께 착용하고 충분한 교육을 거친 후이용을 잘하게 되면 체내 인슐린과 거의 흡사한 혈중농도를 유지하면서 혈당조절을 정상인과 비슷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인슐린 펌프는 혈당을 알아서 조절해주는 자동화 기계가 아니고 인슐린 조절을 쉽게 하기 위한 장치이기 때문에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인슐린의 원리와 탄수화물 계량 같은 개념을 자세한 교육을 통해 잘 숙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슐린 치료를 하고 있는 환자분들도 기저인슐린만 맞는 경우, 기저인슐린과 속효성 인슐린을 함께 투약 하는 경우 또는 믹스형 제제를 투약 하는 경우 등 본인의 생활패턴과 식습관에 따라 다양합니다.
생리적으로 정상인과 비슷한 혈당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슐린의 투여 횟수가 많아질 수록 유리 하지만, 혈당 조절 정도에 따라 인슐린 투약 횟수가 다르고, 기저인슐린과 경구 약제 병용요법으로 조절이 어느 정도 용이한 경우 속효성 인슐린은 투약 하지 않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인슐린펌프의 사용은 주로 제1형당뇨병과 임신성 당뇨병이 주 대상이며, 인슐린을 맞고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1~2회 주사만으로 조절이 안되어 다회 인슐린 주사요법을 해야하는 경우에 그 적용 대상이 됩니다.

다회 인슐린 주사요법을 시작한 경우라고 바로 인슐린펌프를 사용하지는 않고, 본인의 인슐린 총 용량과, 기저 인슐린 요구량, 속효성 인슐린 용량을 파악하고 특히 탄수화물 계수를 파악하여 식사량에 따른 인슐린 요구량을 계산하는 것이 어느 정도 능숙해 진 후에 시작하면 펌프의 추가적인 기능들을 통해 혈당 조절에 더욱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평균 혈당은 물론이고 혈당변동성이 작을수록 여러 합병증을 줄여준다고 알려져 있어, 잘 교육된 사람이 펌프를 이용하면 이러한 혈당변동성을 줄일 수 있어 당뇨병성 합병증 예방에 유용합니다.

제1형당뇨는 펌프 기계를 2020년 1월부터 보험적용을 받게 되어 본인부담률이 낮아 지고 접근성이 더욱 좋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