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희(내분비-대사내과 의사)
비알콜 지방간이란 유의한 알코올 섭취, 지방간을 초래하는 약물의 복용, 동반된 다른 원인에 의한 간질환 등이 없으면서 영상의학검사나 간 조직검사에서 간 내 지방침착의 소견을 보이는 질환을 말합니다. 이런 비알콜 지방간은 단순히 지방간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지방간염, 간경변증까지 이어져 때로는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년간 약 3배 이상 지방간의 유병률이 증가하였고, 꾸준히 유병률이 증가하여 현재는 서양과 유사하게 30% 정도의 유병률을 보이며 지방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한 간학회는 2013년 가이드라인을 통해 제2형 당뇨병, 비만, 고지혈증, 대사증후군 등을 입증된 비알콜 지방간의 원인으로 보고했습니다.
국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인의 10-24% 만이 비알콜 지방간이 동반된 것에 비해 비만환자는 일반인보다는 조금 더 많은 20-24%, 당뇨인은 50-70% 로 현격히 많은 사람이 비알콜 지방간이 동반되어 있다고 보고하였습니다. 또한 반대로 비알콜 지방간이 있는 환자에서 당뇨병은 물론 고혈압,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사건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하였습니다. 따라서 당뇨병을 관리하는데 있어서 비알콜 지방간은 매우 중요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할 질환입니다.
건강한 사람에 비해 당뇨인에서 비알콜지방간의 유병률이 높은 이유는 당뇨인의 높은 고지혈증, 비만의 동반과 더불어 높은 인슐린 저항성을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1차적으로는 식습관의 개선과 운동요법, 그리고 비만한 환자의 경우 7% 이상의 체중감량을 먼저 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 외 약물치료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항산화제, 세포 보호제, 지질강하제 등이 있으나, 최근에는 당뇨병과 비알콜지방간이 동반된 환자에서 당 조절과 비알콜 지방간을 동시에 개선시키는 당뇨병약제들이 보고되고 있고, 또한 활발히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에는 대표적으로 엠파글리플로진(자디앙), 이프라글리플로진(슈글렛), 피오글리타존(액토스), 로베글리타존(듀비에) 등이 있습니다.
미국당뇨병학회 논문잡지인 Diabetes care에 게재된 바 있으며, 비알콜지방간과 당뇨병이 동반된 50명의 환자 중 일부는 당뇨병 표준 치료를, 일부는 당뇨병 표준치료에 엠파글리플로진 10mg을 투여하고 20주간 지켜본 결과 간 MRI 와 간수치의 일부인 ALT(알라닌아미노전달효소)가 모두 개선됨을 보여주어 의미 있는 지방간 감소를 보여주었습니다.
Clinical Drug Investigation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인크레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비알콜지방간과 당뇨병이 동반된 환자들에게 이프라글리플로진을 추가투여한 결과, 혈당은 물론 체중, 지방간염, 간섬유화와 관련된 지방간질환관련지표들이 모두 개선됨을 보여주었습니다.
피오글리타존, 로시글리타존 모두 티아졸딘디온계 약물로 지방조직, 근육, 간 등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켜 지방간과 지방간염을 호전시킵니다. 특히 피오글리타존 같은 경우 이미 많은 임상 연구에서 조직학적으로도 간섬유화를 개선시키는 결과를 보여주어 현재 유일하게 비알콜지방간이 동반된 2형당뇨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게 적응증을 가지고 있는 약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