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내분비-대사내과 의사)
당뇨병과 고혈압은 흔히 동반되는 질환으로서 적절한 혈압 조절은 당뇨병 관리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입니다. 고혈압은 당뇨병의 종류, 연령, 비만, 인종에 따른 영향은 있으나 제1형 당뇨병 환자의 약 25%,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약 50%에서 동반되어있습니다. 우리나라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비당뇨병 환자에 비하여 고혈압 유병률이 3.7 배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고혈압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인자로 잘 알려졌습니다. 당뇨병 환자에서는 특히 망막증, 신증 등의 미세 혈관 합병증의 주요 위험인자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당뇨병 환자에서 혈압은 외래 방문 시 매번 측정해야 합니다. 수축기 혈압 ≥130 mmHg 또는 이완기혈압 ≥80 mmHg인 경우는 다른 날짜에 재측정하여 혈압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평상시에는 혈압이 정상이다가 병원에서만 오면 또는 의사만 보면 혈압이 높아지는 경우 백의고혈압이라고 합니다. 백의 고혈압이 의심되면, 24시간 활동혈압측정을 시행하거나, 목표 혈압을 10/5mmHg 정도 높여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백의 고혈압은 일반적으로는 약물치료의 대상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평균 혈압이 올라가는 경우가 꽤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므로 혈압을 정기적으로 측정하면서 변화양상을 관찰해야 합니다.
수축기 혈압 130–139 mmHg 또는 이완기 혈압 80–89 mmHg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생활 습관 교정 및 행동 치료로 3개월간 관찰한 후 혈압 조절이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고혈압 약제 투여를 시작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수축기 혈압 ≥ 140 mmHg 또는 이완기 혈압 ≥ 85mmHg인 경우에는 생활습관교정과 함께 약물치료 시작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특히, 수축기 혈압 ≥ 160 mmHg 또는 이완기 혈압 ≥ 100 mmHg인 경우는 즉각적인 약물치료 시작이 필요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당뇨병학회에서 권고하는 일반적인 당뇨병 환자의 목표 혈압은 140/85 mmHg 미만입니다. 최근 미국심장학회에서 고혈압 진단 기준을 140/90 mmHg에서 130/80 mm Hg로 낮췄으며 당뇨병 환자에게서도 130/80 mmHg 이상부터 약물치료를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젊고, 단백뇨를 동반하며, 약물 부작용이 없는 경우라면 130/80 mmHg 을 목표로 혈압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에게서 혈압조절 정도는 나이, 혈당조절상태, 당뇨병 유병 기간, 합병증 정도, 동반질환 등을 고려하여 개별화해야 합니다.
당뇨병 환자에서 적절한 고혈압 치료는 심혈관계 질환 및 말기 신부전으로의 진행을 감소시키는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혈압으로 진단된 당뇨 환자의 경우 목표 혈압에 도달할 때까지 자주 검진을 받으면서 치료 방법을 조정해야 합니다. 많은 환자들이 치료 목표에 도달하는 데까지 한가지 이상의 약제를 필요로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약물 치료를 하는 중에도 생활습관 교정 및 행동 치료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특히 체중 감량과 식염 섭취 감소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