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과 저혈당

김호수(내분비-대사내과 의사)

1. 배경

저혈당은 당뇨병 환자에서 인슐린이나 인슐린 분비 촉진제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 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철저한 혈당조절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저혈당은 낮은 혈당(<70mg/dL)으로 인해 자율신경항진 또는 신경 당 결핍증상이 발생하고 포도당 투여 후 이러한 증상이 소실되는 것으로 정의 할 수 있습니다.
자율신경항진증상으로 빈맥, 식은땀, 불안감, 배고픔, 오심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신경당결핍 증상으로 집중력저하, 의식혼미, 어지러움, 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운전 중이거나 기계를 다루고 있을 때 저혈당이 발생하면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2. 치료

저혈당이 계속되면 마비나 발작, 뇌병증과 같은 일시적인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할 수 있고, 중증 저혈당의 장기합병증으로 경도의 지적능력 손상, 반신마비, 아주 드물게 교뇌 이상과 같은 영구적인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혈당의 치료목표는 즉각적으로 낮은 혈당을 감지하고 치료하여 이로 인한 증상 및 손상을 줄이고자 하는 것입니다.



저혈당의 치료는 환자가 의식이 있을 경우 빠르게 혈당을 올리는 포도당 또는 포도당을 함유한 15-20 g의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입니다. 1g의 포도당은 혈당을 약 3 mg/dL 올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15-20 g의 단순당질은 20분 안에 혈당을 약 45-65 mg/dL 올릴 수 있으므로 대부분에서 증상이 소실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식과 다르게 지방이 포함된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은 혈당을 올리는 작용이 지연될 수 있으므로 저혈당 치료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저혈당 회복 후라도 투여된 인슐린이나 인슐린분비촉진제의 작용이 계속 남아있기 때문에 저혈당이 반복해서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자가혈당측정을 통해 반복적으로 혈당을 확인하고 간식이나 식사를 하여 저혈당 재발을 막아야 합니다.

중증 저혈당, 즉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고 의식 혼미 때문에 경구로 탄수화물을 섭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응급실을 내원하여 포도당 정맥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의식이 없는 사람에게 무리한 경구섭취를 시도할 경우 흡인성 폐렴이 발생하거나 질식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합니다.

3. 예방

저혈당 예방은 당뇨병치료의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반복적인 저혈당으로 인해 사회생활이 힘들 수 있고, 개인적인 부정적인 느낌으로 철저한 혈당관리를 하지 않아 혈당조절의 악순환이 발생하는 경우가 생기므로 이에 대해 미리 교육 받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혈당 예방을 위해 장시간 운전이나 운동을 할 경우 저혈당 발생을 대비하여 포도당이 함유된 음식을 항상 소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야간 저혈당을 예방하기 위해 잠자기 전 혈당을 100-140 mg/dL 정도로 유지해야 하며 이보다 낮거나 저혈당이 예상될 경우 가벼운 스낵이나 우유 한잔 정도의 간식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잠자는 동안 악몽을 꾸었거나 식은땀을 많이 흘린 경우 야간 저혈당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중증 저혈당이 예상되는 저혈당 고 위험군인 환자에게는 당뇨병 환자임을 인식시킬 수 있는 인식표를 제작하여 환자가 항상 소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제1형 당뇨병 환자와 인슐린 부족이 심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반복적인 저혈당으로 인해 저혈당을 느끼지 못하는 저혈당무감지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삶의 질을 위태롭게 합니다. 이런 경우는 몇 주 동안 저혈당을 피하면 많은 환자에서 어느 정도 저혈당감지 능력의 향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 외 심각한 저혈당은 혈관합병증 및 사망과 연관이 있고 치매와 같은 인지장애의 위험성을 증가시킵니다. 따라서 적절한 저혈당의 치료와 예방으로 혈당조절의 악순환을 제거하고 당뇨환자의 삶의 질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