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과 심혈관 질환

조소현(내분비대사내과의사)

우리나라 성인 인구의 약 13.7%에서 2형당뇨병이 동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2형 당뇨병이 심근경색증, 뇌졸중, 말초혈관질환 등 심혈관 질환 발병의 주요한 위험인자임은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 합병증은 가장 큰 사망 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당뇨병 환자의 50-70%는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2형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심혈관 질환 위험이 남성은 3배, 여성은 5배까지 높다고 합니다.
그러나 당뇨병이 있다해도 합병증이 오기 전까지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보니 관리에 소홀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혈당이 목표 범위 내로 관리되지 못했을 경우에는 장기간 고혈당 노출로 인한 혈관 합병증이 발병할 수 있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당뇨병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당뇨병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혈관합병증은 크게 미세혈관합병증과 대혈관합병증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미세혈관합병증은 다시 당뇨병성 망막병증, 신증, 신경병증으로 분류됩니다. 대혈관합병증은 다른 말로 심혈관계 합병증이라고 하며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심근병증, 심부전 등이 포함됩니다. 당뇨병으로 인한 미세혈관합병증은 주로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당뇨병 환자의 가장 흔한 사망 원인은 바로 대혈관 합병증인 심혈관 질환입니다.
이렇게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은 이유는 고혈당 자체가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되는 동맥경화증을 야기하고 악화시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와 더불어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소로 알려진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에 심혈관 합병증의 발병 위험성은 더욱 증가하게 됩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 환자에서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당뇨 발병 초기부터 철저한 혈당 조절을 하는 것입니다. 그와 더불어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혈액순환의 문제 등이 있다면 함께 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식사 및 운동 등 생활습관개선은 필수 요소 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생활습관개선 만으로는 고혈당,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이 치료되지 않는다면 적절한 시점에서 알맞은 약제의 병용 치료 또한 고려해야 합니다. 혈당이나 혈압 관리를 위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경구 혈당 강하제와 혈압 강하제를 쓰기도 하고, 이상지질혈증 목표에 도달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스타틴 이라는 약제를 복용하기도 합니다. 심혈관 질환 위험도가 높은 2형 당뇨병 환자는 일차 예방을 위해 아스피린을 포함한 항혈소판제 사용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예방적인 목적의 아스피린 투약이 필요한 고위험군은 50세 이상이면서 추가적인 심혈관 위험 요소(조기 심혈관 질환의 가족력,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흡연, 알부민뇨 등)가 동반되어 있는 경우 입니다.
당뇨병, 특히 2형 당뇨병은 단순히 고혈당이 문제인 질병은 아니며, 심혈관 질환의 위험요소인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이 서로 얽혀 있는 만성대사질환의 집합체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것을 일컬어 대사증후군 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대사증후군 자체에 대한 치료법이 없는 상황에서 대사증후군을 구성하고 있는 각 요소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만이 궁극적으로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완치법은 없지만 당뇨병에 대한 이해와 관심, 그리고 꾸준한 약물 치료가 현재까지 당뇨병 환자의 예후를 결정 짓는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길 임을 기억하시고 적극적으로 건강관리를 실천 하시길 바랍니다.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한 4가지 목표> 1. 혈당
공복혈당 80~130mg/dL
식후2시간혈당 180mg/dL 미만
취침전혈당 100~140mg/dL
당화혈색소 6.5%미만
2. 혈압
수축기혈압 120~130mmHg
이완기혈압 70~80mmHg
3. 콜레스테롤
총콜레스테롤 180mg/dL미만
중성지방 150mg/dL미만
LDL콜레스테롤 100mg/dL미만
HDL콜레스테롤 남: 40mg/dL이상
여: 50mg/dL이상
4. 체중
체중 표준체중 ±10%
허리둘레 남성 : 90cm 미만
여성 : 85cm 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