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내분비대사내과 의사)
올해 내분비대사내과 학회에서는 인슐린 발견 100주년을 기념하는 심포지엄이 있었습니다.
1921년 처음으로 개의 췌장에서 인슐린을 추출하는데 성공하였고, 그로부터 2년 뒤인 1923년 첫 인슐린 제품이 선보였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인슐린을 발견한 프레데릭 밴팅은 같은 해인 1923년 노벨생리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이처럼 인슐린의 발견은 당뇨병과의 싸움에 있어 역사를 바꾼 획기적인 약물입니다. 하지만, 환자분들에게 인슐린 치료를 권고하였을 때에 주사제에 대한 선입견, 두려움, 불편함 등으로 인해 인슐린 치료를 꺼리는 경우를 진료실에서 종종 접하게 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서구에 비해 인슐린 사용 비율이 현저히 낮고, 인종적 특성이 유사한 일본과 비교하여도 인슐린 사용 비율이 현저히 낮은 실정입니다. 이에 이번 호에서는 인슐린 치료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 1형 당뇨병은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췌도에서 인슐린을 생성하는 베타 세포가 선택적으로 파괴되어 발생하는 질환으로, 절대적 인슐린 결핍 상황이기 때문에 인슐린 투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제 2형 당뇨병의 경우에서도 인슐린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인슐린의 종류는 피하에 주사하여 혈액 내로 흡수되는 약동학적 특성에 따라 초속효성, 속효성, 중간형 및 지속형으로 구분됩니다.
흔히 제 2형 당뇨병 환자에서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경우, 지속형 인슐린을 하루 1회 투여하여 기저인슐린을 보충하는 전략으로 인슐린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으나, 경우에 따라서 고혈당에 따른 증상이 있거나 심한 고혈당이 동반된 경우에는 기저인슐린과 식사 인슐린 (초속효성 혹은 속효성)을 함께 쓸 수도 있습니다. 특히, 기저인슐린 요법으로 공복 혈당은 잘 조절되는데도 불구하고 식후 혈당이 높은 경우 또는 당화혈색소가 높은 경우에는, 식후 혈당 조절을 위해 식사인슐린의 추가적인 투여가 필요합니다. 또한, 기저인슐린 증량에 따른 저혈당이 새벽 혹은 식간에 나타나는 경우에는 기저 인슐린 용량을 줄이는 동시에 식사인슐린을 추가해야 합니다. 또, 기저인슐린 용량이 본인 몸무게의 절반을 넘어서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식사인슐린의 추가 투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또한, 혼합형 인슐린을 이용하여 하루 1~3회 투여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는 지속형 혹은 중간형과 속효성 인슐린이 미리 혼합되어 나오는 제형인데, 환자의 혈당 반응에 따라 개별화된 조절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인슐린을 사용하는 치료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인슐린 치료가 꼭 필요한 상황임에도 주사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과 두려움으로 인슐린 치료를 미루는 것은 당뇨병을 치료하지 않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 상황입니다.
인슐린 치료가 꼭 필요한 상황에서 경구혈당강하제의 복용 만을 고집하게 되면, 혈당조절이 적절히 되지 않고, 이에 따라 합병증 위험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환자의 특성에 따른 인슐린 치료를 조기에 적절히 병행하여 혈당 상태를 개선하는 것이 추후 합병증 예방에 중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