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희(내분비대사내과 의사)
인슐린 펌프는 인슐린을 24시간 지속적으로 체내에 투여하여 실제 인슐린과 유사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계입니다.
주사 바늘을 여러 번 찌르지 않아도 필요에 따라 기저 인슐린을 수시로 변경 할 수 있습니다.
식사에 포함된 탄수화물 양에 따라 인슐린 필요량을 계산하여 투여할 수 있고, 고정된 기저 인슐린 대신에 필요에 따라 기저 인슐린 투여량을 수시로 미세 조절할 수 있으므로, 지속혈당감시장치(CGM)와 함께 사용을 할 경우, 체내 인슐린과 거의 흡사한 혈중농도를 유지하여 혈당을 훨씬 정상에 가깝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식사 인슐린 용량 계산기(bolus calculator)가 내장되어 있거나 앱으로 연동이 가능하여 섭취한 탄수화물 총량을 기입할 경우, 필요한 인슐린 용량을 자동으로 계산해 주며, 이전에 투여한 인슐린이 남아 있는지, 체내에 잔존하는 인슐린용량까지 계산해 주기 때문에, 저혈당의 위험을 줄이면서 개개인 맞춤형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회 인슐린 주사법을 사용하고 있는 제1형 당뇨인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지속혈당감시 장치(CGM) 와 동시 사용시에 그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수많은 장점에도 주의할 점은, 인슐린 펌프가 자동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최근, ‘인공 췌장’ 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지만, 인슐린 펌프는 절대 ‘인공 췌장’이 아닙니다.
인슐린 펌프가 개인 맞춤형이 될 때까지, 인슐린 펌프 사용자 또한 충분한 교육과 부단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신에게 맞는 1일 총 인슐린 용량, 기저 인슐린 용량, 식사 인슐린 용량을 구하기 위해 탄수화물 계수, 교정 계수, 인슐린 작용 시간을 모두 알아야 합니다.
펌프를 자신의 몸에 맞추고, 이 사항들을 기계에 입력했을 때 펌프는 우리 몸에 필요한 인슐린 요구량을 계산해 줍니다.
먼저, 1일 총 인슐린 용량을 구하는 방법은 두가지입니다.
자신이 사용하던 일주일 평균 인슐린 용량의 75%를 적용해 볼 수도 있고, 또는 처음 진단받은 분이라면 몸무게의 50%를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체중이 60kg 라면 하루 총 인슐린 요구량은 30단위 정도임을 알 수 있습니다.
기저 인슐린 요구량은 일반적으로 1일 총 인슐린 요구량의 20~45% 이며, 개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펌프를 사용하면서 자신에게 맞게 조절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나에게 맞는 1일 총 인슐린 용량과 기저 인슐린 용량을 찾았다면, 정확한 식사 인슐린 용량을 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탄수화물 계수란 나에게 인슐린 1단위를 투여했을 때 조절할 수 있는 탄수화물량(g) 입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탄수화물 계수가 10g/u이라면, 인슐린 1단위가 조절할 수 있는 탄수화물은 10g이라는 말과 같습니다.
교정 계수는 나에게 인슐린 1단위를 투여했을 때 감소시킬 수 있는 혈당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교정 계수가 50mg/dL /u 이라면, 인슐린 1단위가 조절할 수 있는 혈당은 50mg/dL 라는 말과 같습니다.
인슐린 작용 시간이란 인슐린 투여 후 체내에서 작용하는 시간으로, 나의 인슐린 작용 시간이 5시간이라면, 인슐린을 투여한 시점으로부터 5시간이 지났을 때는 체내에 남아 있는 인슐린이 없다는 말과 같으며, 반대로 생각하면 5시간 이내에는 인슐린이 체내에 남아 있기 때문에, 혈당이 높아 인슐린을 추가로 투여했을 때 저혈당의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따라서, 정확한 식사 인슐린을 투여하려면 위의 3가지 개념을 알아야 하며, 단 한번의 교육으로 알 수가 없으며, 꾸준한 교육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에, 본원에서는 내년부터 이에 대한 교육 책자를 제공하고 꾸준한 교육을 실행할 예정입니다.
2019년 1월, 제1형 당뇨인에게 지속혈당감시장치 (CGM)의 센서가 보험 적용이 되면서, 고가의 CGM에 대한 부담이 절감된 시점에서, 2020년 1월부터 트랜스미터와 인슐린 펌프 (인슐린 자동 주입기)가 보험 적용될 예정입니다.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기기는, CGM의 경우 ‘덱스콤 G5’, ‘가디언 커넥트’가 있으며, 인슐린 펌프의 경우 ‘다나 펌프’, 와 ‘미니메드640g’ 있습니다.
비용부담으로 사용이 힘들었던 CGM 과 인슐린 펌프의 급여 확대화로 국내에서도 제1형 당뇨인이 의료에 대한 충분한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바뀌어 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충분한 교육을 받을 준비와 마음가짐이 있다면, 제1형 당뇨인은 지금보다 나은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