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내분비대사내과 의사)
당뇨인은 만성 신질환,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과 같은 합병증이 동반되기 쉽고 신체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감염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습니다.
여러 감염증 중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과 같은 미생물로 인한 폐의 감염을 말하며, 대표적인 증상으로 기침, 가래, 호흡곤란, 발열, 가슴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폐렴은 환자마다 다양한 경과를 보이고 심한 경우 패혈증이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로 2018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사망원인 3위이며, 2004년부터 꾸준히 순위가 상승하고 있습니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당뇨인은 건강한 성인에 비해 폐렴구균(Streptococcus pneumonia) 폐렴에 걸릴 확률이 약 3배 정도 높습니다. 또한 당뇨가 없는 사람과 비교하여 질병의 정도가 심한 경우가 많아 입원치료를 받을 확률이 높았고, 패혈증 등으로 악화되거나 합병증이 발생하는 빈도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외에 다른 세균에 의한 세균성 폐렴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인플루엔자로 불리는 계절 독감이 유행할 때도 당뇨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각한 경과를 보이는 경우가 많고 당뇨병의 급성 합병증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고혈당이 지속된 경우라면 단순 독감으로 끝나지 않고 2차적인 폐렴으로 진행하기 쉽게 만듭니다.
이러한 이유로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당뇨가 있는 환자들을 인플루엔자 우선 접종 권장 대상으로 지정하고 매년 10월에서 12월 사이에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급속히 변화하기 때문에 매년 접종을 다시 받아야 접종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폐렴구균 백신 역시 당뇨병이 있는 경우는 접종의 대상이 됩니다. 당뇨인은 예방접종에 의한 면역 효과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으므로 필요한 예방접종은 반드시 시행 받으셔야 합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에 의한 폐렴 역시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중증이 되거나 사망률이 높아지고, 특히 심혈관, 뇌혈관 질환 및 당뇨병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빈도와 중증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개발되어 있는 백신이 없으므로 감염이 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과도한 스트레스 및 음주, 흡연 등을 피해야 하고,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 씻기, 손이 아닌 옷소매로 가리고 기침하기,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기 등 개인 위생 수칙을 지키며, 당분간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