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코/귀/인후/구강/치아] 이하선 (침샘 중 귀밑샘) 종양 수술과 안면(얼굴) 신경

관련진료과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침샘(타액선, 침을 분비하는 기관) 중에서 귀 근처에 위치하는 침샘을 이하선(귀밑샘)이라고 부르며, 이외에도 주요한(큰) 침샘으로는 악하선(턱밑샘), 설하선(혀밑샘) 등이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주요 침샘 이외에도 입안과 목, 코 등에는 작은 침샘(소침샘)이 점막 아래 쪽에 많이 분포하고 있어서 (800-1000개 정도), 점막을 보호하고 소화를 돕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주침샘의 위치

그런데, 많지는 않지만 침샘에 종양(혹, 덩어리)에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며 (10만명 당 5-8명 정도의 빈도), 침샘 중에서 주로 이하선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이중에서 대부분은 양성 종양에 해당합니다 (약 80%는 양성).
(악성 종양이라 함은 암을 말하며, 양성 종양이라 함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단순 덩어리, 혹을 말합니다.)

양성 종양은 증상이 없고 위험하지 않은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 경과 관찰(주기적 검진)만을 하기도 하지만, 이하선에 발생한 종양의 대부분은 일차 치료로서 수술을 권고합니다. 수술을 선호하는 이유는 침샘 종양의 경우 진단 검사에 의하여 양성과 악성이 뚜렷이 구별되지 않는 경우가 있으며 (양성 종양으로 진단되었으나 수술 후 악성으로 판명되는 경우), 일부의 양성 종양에서는 그냥 두었을 경우 악성으로 전환하는 경우 (다형선종의 경우 10-15년 후 약 5-10% 정도 악성화할 수 있습니다)도 있습니다. 또한 이하선 양성 종양의 경우 서서히 종양이 자라는 경우가 많은데, 약물 치료로 종양을 없애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결국 종양을 제거하는 방법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하선 종양으로 진단받은 후 수술을 앞둔 환자분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은 수술 후 합병증인데, 이중에서 안면 신경(얼굴 신경) 마비 (얼굴 마비) 입니다.

● 안면 마비

그 이유는 안면 신경이 이하선의 가운데에 위치하여 이하선 종양과 가까운 곳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 이하선과 안면 신경

결론적으로 먼저 말씀드리자면, 대부분의 이하선 종양 수술에서 안면 신경(얼굴 신경)을 다치는 경우(손상을 주는 경우)는 매우 적으며, 많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구체적인 수치를 보여드리자면, 이하선 종양의 위치가 안면 신경보다 바깥쪽(피부와 가까이)에 위치하고, 종양의 크기가 크지 않은 경우 (4 cm 이하), 양성 종양의 경우 (대부분 양성), 수술 후 안면 신경 마비가 발생하는 경우는 2% 이하 입니다. 또한 수술 후 안면 신경의 마비가 발생하더라도 대개의 경우 수개월 내 원래 대로 회복됩니다. 안면 신경과 종양이 근접하여 있으면 수술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신경 기능이 저하(안면 마비) 되더라도 안면 신경이 보존되었다면 저절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면 신경은 이하선 내에서 여러 가지 갈래로 나누어져서 각각 이마, 눈, 코, 입 등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데, 수술 후 안면 마비가 발생하더라도 얼굴 전체의 마비는 아주 드물며, 일부의 위치에서 움직임이 떨어지는 경우 (입꼬리 등)가 많고 서서히 회복됩니다. 따라서, 이하선 종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크기가 크지 않는 양성 종양의 경우 수술의 합병증으로 안면 마비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그 위험도가 크지 않으므로 안전하게 수술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 우리 병원에 내원하는 많은 분들이 이에 해당하는 데 저의 경우 지역 병원으로 다시 의뢰하여 그곳에서 안전하게 수술 받는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과는 달리, 종양의 크기가 큰 경우 (4cm 이상), 이하선의 깊은 쪽에 위치한(안면 신경 보다 깊은 쪽) 종양의 경우, 이하선 악성 종양의 경우, 양성 종양 이지만 재수술인 경우에는 수술 후 안면 신경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매우 높을 수 있습니다 (20% 정도). 특히 여러 상황 중에서 이하선 재수술의 경우가 가장 수술이 어려운 데 (암 수술 보다 더 복잡함), 수술 합병증, 안면 마비의 가능성이 30% 정도에 이릅니다. 하지만 높은 합병증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수술을 진행하여야 하는데, 수술을 하지 않아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도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수술을 담당하는 두경부외과 의사들은 수술 후 합병증 (안면 마비 등) 발생 가능성을 알면서도 환자의 장단기적인 예후를 고려하여 수술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환자분들이 이 점을 잘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은 이하선 종양 수술 시 구체적으로 안면 신경을 안전하게 보존하기 위한 방법을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수술 중에 신경 모니터링을 하고 있습니다. 안면 신경을 자극하는 경우 알람 소리가 나는 기계를 설치하고 수술을 하는 데 수술 의사가 수술하는 위치에 안면 신경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됩니다. 이는 자동차의 후진 센서를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자동차 후진 시 장애물이 있으면 알람으로 운전자에게 신호를 보내는데 이와 비슷한 장치입니다. 이러한 신경 모니터링을 통하여 수술 의사는 안전하고 빠르게 안면 신경을 발견하고 보존할 수 있습니다.

● 안면 신경 모니터링과 자동차 후진 센서

또 다른 방법은 수술 전 특별한 MRI 검사(DESS-WE-MRI) 를 통하여 안면 신경과 종양의 위치를 모두 확인하고 수술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아직 보편화 되지는 않았는데, 우리 병원의 경우 이하선 종양이 조금 위험한 경우(앞의 경우에 해당하는 경우)에 이 검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검사를 통하여 안면 신경이 종양의 어느 위치에 있는지, 얼마나 근접하여 있는지, 어느 부분이 안전한지 등에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수술을 진행합니다.

● 3차원 모델, 안면 신경과 이하선 종양

이처럼 합병증 위험이 높은 이하선 종양에서도 수술 의사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안면 신경을 다치지 않게 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환자분께서는 큰 걱정하지 말고 담당 의사의 치료 방향을 잘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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