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진료보다 환자를 먼저 본다는 마음으로, 방사선치료의 새로운 근거를 만들어가다. 방사선종양학과 오동렬 교수 / 두경부암 방사선치료 / 양성자치료 / 두경부암 치료 명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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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4.10.15 | 조회수 | 8580 |
첨부파일 | 20141015_s2.jpg(24542 KB) |
진료보다 환자를 먼저 본다는 마음으로, 방사선치료의 새로운 근거를 만들어가다
방사선종양학과 오동렬 교수
방사선을 통해 암을 치료하는 방사선종양학과는 항암 화학 요법을 전문으로 하는 혈액종양내과,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외과와 더불어 암 치료를 담당하는 세가지 주요 분과 중 하나다. 수술 외에 다른 대안이 없었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방사선 치료 효과가 좋아 생존율을 유지하면서 기능이나 외모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세기조절 방사선 치료가 2년 전부터 의료보험혜택이 되면서 환자들이 부작용은 최소화하면서 효과는 더 좋은 치료를 많이 받고 있다. 개원 당시만해도 방사선 치료는 수술 후 보조치료요법의 역할을 주로 했지만, 현재는 수술만큼 치료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환자 삶의 질적인 측면까지 고려해 치료하게 된다.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오동렬 교수를 만나 두경부암에서의 방사선치료,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기술적 발전,
?다음 세대의 방사선치료라 할 수 있는 양성자 치료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본다.
?
얼굴과 목에 주로 생기기에 기능보전 치료가 중요한 두경부암
가장 적합한 길을 찾는 일, 협진으로 이뤄내다.
?
방사선치료는 모든 종류의 암에 있어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오동렬 교수의 주요 진료 분야는 그 중 두경부암, 폐식도암, 림프종 등이다. 두경부란 뇌 아래에서 가슴 윗부분까지를 이르는데, 설암, 구강암, 후두암, 식도암, 인두암(구인두암, 하인두암) 등이 모두 두경부암에 포함된다.
“두경부암은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치료가 복합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다학제 진료가 가장 필요한 분야입니다.
?부위별로 중심이 되는 치료는 조금씩 다르지만요.”
두경부암 치료에 대한 오 교수의 설명이 이어진다.
후두암과 하인두암은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수술이 적절하게 결합된 치료를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먼저 해서 종양의 크기를 줄인 후 수술을 하거나, 아니면 수술로 종양을 절제한 후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하게 됩니다.”
두경부는 적은 범위에 복잡한 기관이 모여있기 때문에 수술이 까다로운 부분도 있다.
?코 뒤쪽에서 생기는 인두암이 그런 경우인데, 이 때는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가 중심이 된다.
“설암을 포함한 구강암은 주로 수술이 선행되고, 위험인자에 따라 추가적으로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하게 됩니다.
?구강암 중에서도 편도암을 포함하는 구인두암은 이전에는 수술을 주로 했지만
최근에는 방사선, 항암치료 기법이 발전하며 방사선과 항암치료를 위주로 합니다.”
하지만 치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암이 생기는 부분이 코, 입, 목 등 호흡과 음식 섭취, 언어 기능 등을 담당하는 기관들이다 보니 환자가 치료로 인해 장애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한다.
최근 들어 두경부암 치료의 중요한 경향은 기능보전 치료입니다. 후두암과 하인두암은 성대와 가까운 부위에 있기 때문에 수술 시 성대의 기능이 손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전에는 성대를 다 들어내야만 했지요. 환자는 목소리를 잃게 되었고요. 요즘은 치료의 중요한 목표가 성대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조금 과장하자면 성대를 완전히 없애는 수술을 죄악시할 정도죠. 방사선치료는 그런 기관을 보전할 수 있기 때문에 두경부암에서 주요한 치료법이 되고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두경부암 역시 초기에 발견할수록 기능보전이 쉽다. 하지만 조기진단이 어려운 것이 단점이다.
“혓바늘이 돋은 후 낫지 않고 통증이 계속되는 설암을 제외하고는 두경부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목에 뭐가 만져져서 병원을 찾을 정도가 되면 임파선에 전이가 되고 병기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두경부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유전적 소인과 술, 담배다. 음식물이 통과하고, 들이마신 공기가 폐로 가기 전 거치는 기관들이기 때문이다. 조기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예방이 특히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음주와 흡연을 피해야 한다.
그러나 두경부는 여러 기관이 모인 부위인 만큼 치료법을 일반화시켜 이야기할 수 없다고 오동렬 교수는 설명했다.
암이 생긴 부위에 따라, 병기에 따라, 환자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암 치료법을 적절하게 조합해서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다학제 치료가 특히 중요합니다.”
두경부암은 진료지침이 공식처럼 정해지기보다 다른 암에 비해 이렇게도 저렇게도 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환자가 어느 문으로 들어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치료를 받을 수도 있어 의료진의 편견과 편향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협진이다. 의료진 간 협의를 하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잡힌 시각에서 치료 방침을 결정할 수 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공정하게 반영하고 근거 중심으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만큼 환자 중심으로 협진체계가 잘 구축된 곳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우리 병원은 예전부터 다학제 시스템이 워낙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두경부팀 같은 경우에는 컨퍼런스 자리에서 굉장히 열띤 토론이 이루어집니다. 실제 환자의 케이스를 두고 각 과의 전문가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자유롭게 제시하기 때문에 최적의 치료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이후 치료 과정에서도 서로 다른 과의 의료진이 병원 내 메신저 시스템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고요. 이런 것들이 합쳐져 보여주기 위한 다학제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다학제 진료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방사선치료의 기술적 진보-세기조절 방사선치료와
영상유도 방사선치료
항암 화학 요법에서는 표적치료제를 비롯한 개인 맞춤 치료, 외과적 수술에서는 최소침습시술이 새로운 치료의 화두가 되고 있듯이 방사선치료에서도 부작용을 줄이면서 치료 효과를 최대화하는 새로운 기법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제가 우리 병원에서 레지던트를 마친 게 2007년이었는데요,
?그 때와 비교하면 불과 몇 년 사이에 기술적으로 엄청나게 발전하였습니다.”
오동렬 교수는 대표적인 예로 세기조절 방사선치료와 영상유도 방사선치료를 든다.
세기조절 방사선치료는 방사선을 쪼이는 범위 안에서 방사선의 세기를 조절함으로써
종양 주변 정상 조직에 미치는 방사선의 양을 최소화하는 치료법이다.
예전에는 암 치료를 위해 100이라는 양의 방사선을 준다고 하면 암 주변의 정상 조직에까지 100을 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방사선양을 부분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어려웠던 것이죠. 하지만 세기조절 방사선치료를 통해 붓으로 그림을 그리듯 방사선양을 조절할 수가 있습니다. A를 그리고 B를 그린 후, A에는 100만큼의 방사선을, B에는 80만큼의 방사선을 주는 게 가능한 거죠.
?이런 기법을 도즈 페인팅(dose painting)이라고 합니다.”
IGRT(Image-Guided Radiation Therapy)라고도 불리는 영상유도 방사선치료는 영상 자료를 통해
방사선이 닿을 범위의 오차를 줄임으로써 치료의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실제로 방사선치료를 실시할 때는 환자가 몸을 움직인다던가 하는 등의 이유로 계획했던 범위에서 조금씩 어긋날 수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목표로 하는 범위보다 조금씩 여유를 두어 방사선을 주게 되는데요. 영상유도 치료를 활용하면 치료할 때마다
영상 자료를 만들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목표에 좀더 정확하게 맞추어 방사선을 쓰게 됩니다.
?이전에는 7mm의 여유를 두었다면 이제는 2-3mm로 줄일 수 있습니다.”
세기조절 방사선치료와 마찬가지로 이런 방법을 통해 정상 조직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부작용의 위험도 줄이게 되는 것이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여유 범위 없이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그 예가 ‘방사선 수술’로, 한번에 고선량의 방사선을 종양에 주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주변 정상조직에 미치는 방사선량을 줄일 수가 없었기 때문에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수 mm만 떨어지면
큰 폭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 병원에서는 현재 폐암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환자의 임상 양상에 따라
적절하게 활용할 경우 다른 암에서도 큰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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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발전으로 인해 방사선치료가 적용될 수 있는 영역이 훨씬 커진 것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여기에서 한 발 나아가 현재 양성자치료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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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방사선은 엑스레이를 이용한 치료로, 엑스레이는 체표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계속 에너지를 잃게 됩니다.
?반면 양성자 치료는 특정 지점에서 에너지를 폭발시킬 수 있습니다. 그 이후 지점에는 전혀 에너지가 전달되지 않고요.
?이러한 특성을 통해 종양에만 방사선을 주고, 주변에는 방사선의 영향을 줄이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현재 삼성서울병원은 첨단 양성자치료기기를 구입해 설치하는 단계라고.
?오동렬 교수는 곧 시작될 양성자치료에 대해 각별한 기대를 갖고 있다.
최근 들어 전세계적으로 양성자 치료센터가 유행처럼 개설되고 있지만, ‘삼성이 하면 다르다’는 광고 카피처럼
양성자치료 역시 삼성서울병원이 최고가 되도록 기여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아시아 지역에서 양성자치료를 하는 의료진이
우리 병원으로 연수를 오도록 하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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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의 방사선치료,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환자 삶의 질을 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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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방사선치료는 우리가 알던 것보다 훨씬 앞서간 상태에서 새로운 차원을 준비하고 있다. 오동렬 교수는 그럼에도 아직 환자들 사이에서 방사선치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크다고 말한다. 세기조절 방사선치료나 영상유도 방사선치료를 하게 되며 부작용이 많이 줄었는데, 환자들은 종전의 방사선치료만을 떠올리며 아직도 큰 부담을 갖고 있다는 것.
오 교수는 환자들이 또 한가지 간과하고 있는 것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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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치료는 어디에서 누구에게 받건 모두 같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방사선치료는 수술과 마찬가지로 국소치료입니다. 치료하고자 하는 범위를 정한 후 수술은 절제를 하고, 방사선치료는 방사선을 쪼여주는 것이죠.
?어떤 의사가 하느냐에 따라 치료 범위가 달라지고,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치료 범위가 넓을수록 부작용도 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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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과의 안용찬 교수님은 전부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고민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하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어떤 부분에서 치료 범위를 줄일 수 있을지 고심해서 찾아내고, 정교하게 치료 계획을 잡아야 한다고요. 우리 그 지침을 바탕으로, 치료 효과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치료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구인두암의 치료 성적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떨어지지 않지요.
?그런 노하우는 지금도 계속 발전하고 있고, 저 역시 그런 문제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똑같이 두경부암을 치료했다고 해도, 치료 범위와 부작용 여부에 따라 환자의 삶의 질은 확연하게 다를 수 밖에 없다.
해외 저명한 병원의 방사선치료 과정을 찍은 비디오를 보고 치료 범위가 너무 넓어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두경부암 치료에 관해 미국에서 다기관 연구로 진행한 임상 데이터를 보면, 치료 후 환자가 식사를 하지 못하게 되어 피딩 튜브(Feeding Tube: 정상적인 식사가 불가능한 환자의 위장이나 소장에 직접 음식물을 주입하는 관)를 쓰게 된 비율이 30-40% 정도입니다. 환자들이 피딩 튜브 착용을 주저하지 않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워낙 피딩 튜브를 꺼리는 이유도 있습니다만, 우리 병원에서는 특히 방사선치료 중 피딩튜브를 착용한 환자가 드뭅니다. 수치상의 암 치료 성적이 같다고 하더라도 치료의 질적인 결과, 즉 환자의 삶의 질이 완전히 다른 것이죠.”
삼성서울병원은 방사선치료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폐암, 식도암은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우수한 수준이며,
?림프종에서도 삼성서울병원의 치료 결과는 세계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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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특히 발병율이 높은 코 쪽의 NKT림프종은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결합해 치료하게 되는데,
?이 분야에서 우리 병원은 치료의 새로운 근거를 제시해 가는 중입니다.”
모든 치료는 이전에 행해진 치료 결과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근거중심치료(Evidence Based Treatment)가 되어야 한다. 오동렬 교수는 NKT림프종에 있어 삼성서울병원은 이제 근거중심치료에서 한발 나아가 직접 근거를 만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수준이라고 이야기한다.
워낙 다수의 환자군을 대상으로 뛰어난 치료 성과를 내고 있다 보니, 우리 병원의 치료 방법이
국제학회에서 발표가 되고 인정을 받고 나면 NKT림프종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그에 따라 바뀌게 됩니다.”
이처럼 활발한 다학제 진료, 부작용을 최소화한 기능보전 치료를 통해 세계가 주목하는 치료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의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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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식도암 편평성상피세포암에 주목,
연구를 통해 방사선치료에 대한 새로운 근거를 만들어 가다
삼성서울병원에서 인턴을 마친 오동렬 교수는 전공을 택할 시기가 되자 병리학과와 방사선종양학과를 놓고
최후의 순간까지 고민했었다고 한다.
“학문적인 분야라 연구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대 재학시절부터 병리학과에 관심을 갖고 있었어요. 그러다 인턴 때 처음 방사선종양학과를 접하고 컨퍼런스에 참여하게 됐는데, ‘딱 내 스타일’이라고 느꼈지요. 병리학과와 달리 환자를 직접 진료하고 치료하면서도 공부하고 연구할 여지가 많은 분야라는 것이 좋았습니다.”
진료와 연구를 균형 있게 추구하고 싶어 방사선종양학과를 택했다는 말대로 오동렬 교수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 중 하나는 식도암 중 편평성상피세포암에 대한 연구다. 식도암은 암이 생긴 조직에 따라 선암과 편평성상피세포암으로 나뉘는데,
?서양은 선암이, 우리나라는 편평성상피세포암이 많다고.
선암과 편평성상피세포암은 암이 생기는 위치, 암세포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 방법도 달라야 하는데,
?지금까지 만들어진 식도암 치료 데이터는 이 두 가지가 섞여 있는 것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를 해석하고 적용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합니다.”
삼성서울병원의 식도암 치료 데이터를 통해 국내 환자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편평성상피세포암의 치료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오동렬 교수의 목표. 특히 삼성서울병원은 국내에서 발생하는 식도암 환자들 중 절반 가량을 치료하고 있기에 연구에 큰 자극이 되고 있다.
우리 병원처럼 환자를 많이 보는 곳에서 의미 있는 데이터를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식도암은 폐암처럼 환자수가 많지 않지만 그 때문에 더욱 연구할 여지가 큰 분야죠. 또한 식도는 양쪽 폐 사이,
?심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양성자치료를 활용하면 폐나 심장, 종격동에 대한 부작용 부담 없이
좋은 치료 성적을 낼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양성자치료를 통한 식도암 치료에 대한 연구 결과도 아직 많지 않아
제가 할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앞서 언급한 NKT림프종도 오동렬 교수의 연구 과제 중 하나다. NKT림프종은
방사선치료 범위를 잡는 기준이 국가마다, 병원마다 제각각이라고.
우리 병원은 치료 범위를 매우 적게 잡는 편입니다. 최근 데이터를 분석해 보았는데, 치료 범위가 적은데도 불구하고
치료 성적이 아주 좋았고, 방사선치료를 적용하지 않은 부분에서 재발한 경우도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정리된 데이터가 아직 없습니다. 기존의 가이드라인은 치료 범위를 넓게 잡으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여기에 대해서도 객관적인 자료를 만들어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식도암과 NTK림프종에 대해 새로운 치료 근거를 만드는 연구 한편으로 오동렬 교수는?
3D프린팅을 이용한 방사선량 검증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방사선치료에 들어가기 전 의료진은 보통 ‘팬텀’이라는 모형을 이용해
방사선 치료기기의 정확도를 검증하고 치료 결과를 예측하여 계획을 짜게 된다.
3D 프린팅을 이용하면 특정 환자의 치료 부위와 똑 같은 팬텀을 만들 수 있어요.
?그런 팬텀을 만들어 테스트를 해보면 환자에게 좀더 정확하고 정밀하게 치료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우리 과에는 의사뿐만 아니라 물리학 박사도 함께 계신데, 그 분과 제가 3D 프린팅에 관심이 많다 보니
의욕적으로 연구를 추진 중입니다. 아직은 3D 프린팅 비용이 비싸다 보니 연구용으로밖에 활용하고 있지 못하지만,
?향후에는 활용 범위가 확대되리라 봅니다.”
오동렬 교수의 진료와 연구는 그가 삼성서울병원에 몸담고 있기에 더 큰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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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병원이 치료 성적뿐만 아니라 연구 면에서도 좋은 성과를 많이 내고 있는데, 앞으로 5-10년이면
방사선치료에서 명실상부한 최고의 병원이 되리라 기대됩니다. 저 역시 거기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질병보다는 환자를 먼저 본다는 마음가짐으로 진료에 임하겠습니다.”
알려져 있다시피 암 치료는 무수한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치료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수많은 암 환자들에게
방사선치료를 치료해 온 오동렬 교수에게는 의외로 치료 결과가 좋아 놀랐던 경험도, 반대의 경우도 있다.
후두암이 많이 진행되어 숨도 못 쉴 정도가 되어 응급실에서 기도 삽관을 받은 환자가 있었어요. 이후에 제가 방사선치료를 맡았는데, 환자분의 연령이 80이 가까워 과연 치료를 견딜 수 있을 지 염려되었었죠. 항암 치료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환자에게 무리가 갈 것 같아 방사선치료만 시행하기로 했어요. 환자분이 의지가 강하고, 보호자도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 경과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좋았어요.”
치료가 끝나고 시간이 흐른 다음 환자는 외래 예약을 하고 오동렬 교수를 찾아왔다고 한다. ?
?치료 당시보다 훨씬 좋아진 자신의 모습을 오 교수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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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기간 동안에는 기도삽관 상태라 환자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는데, 그날 처음 환자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어요.
?가슴이 뭉클해졌었죠.”
하지만 많은 의사들이 그렇듯 기억에 더 오래 남는 건 치료 결과가 좋지 않아 안타까웠던 경우들이다.
?상태가 나아지고 있던 환자가 오 교수가 학회를 다녀온 사이 패혈증으로 갑자기 사망한 적도 있고,
?정석대로 치료했는데 예기치 못한 부작용으로 환자가 극심한 고통을 받게 된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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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잃고 나면 마음에 더 많은 게 남고, 더 많은 걸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상태가 좋지 않아진 환자들을 보며 자신의 치료를 되짚어 보고, 암 컨퍼런스에서 연륜이 앞선 선배 의사가 해주는 조언을 들으며
그는 병이 아니라 환자를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세기조절 방사선치료처럼 고가의 비용이 드는 치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해 가능한 다른 치료 방법을 찾아주고, 치료를 받기 싫어하는 환자들을 진심으로 설득하는 것도 병이 아니라 환자를 먼저 보기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들이다.
병의 상태를 보기보다는 환자 자체를 보려고 노력하고, 항상 진료 들어가기 전에 오늘도 그런 마음으로 하자고 되새깁니다."
환자에게 ‘당신을 꼭 치료해서 완치 시키고 싶습니다. 어떻게든 당신을 편하게 해드리고 싶습니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오동렬 교수. 그의 의지와 진심이 암을 치료하는 또 하나의 방사선이 되어 환자에게 닿고, 치료를 넘어선 치유가 되기를 바란다.
이전 글 | 위암, 조기 치료를 넘어 예방을 겨냥하다. 내시경절제술의 스페셜리스트, 삼성서울병원 위암센터 소화기내과 이혁 교수 / 조기위암 내시경절제술 명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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