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연(내분비-대사내과 의사)
3대 생활습관병으로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이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17년을 기준으로 당뇨병의 경우 302만명, 고혈압 643만명, 고지혈증 193만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들을 3대 질환을 생활습관병으로 지칭하는 것은 고지방·고칼로리 중심의 식생활과 함께 운동부족이 원인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이 동반될 경우 심혈관 질환의 위험율이 더욱 올라가게 됩니다. 영국에서 시행된 대규모 역학 연구인 UKPDS에 따르면 2형 당뇨인의 관상 동맥질환과 심근경색을 잘 일으키는 원인은 그 중요도 순서에 따르면 첫째가 나쁜(LDL) 콜레스테롤 증가, 둘째로 좋은(HDL) 콜레스테롤의 감소, 셋째로 고혈당, 넷째로 고혈압, 다섯째가 흡연이었습니다. 즉 당뇨인에 있어서 고혈당은 망막, 신장, 신경과 같은 미세혈관 합병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지만 뇌졸중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대혈관 합병증에 있어서는 혈당 조절 이외에 고지혈증 및 고혈압에 대한 조절과 금연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뇨병은 흔히 중성지방의 증가, 좋은(HDL) 콜레스테롤의 감소, 나쁜(LDL) 콜레스테롤의 증가와 관련이 있습니다.
나쁜(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많으면 혈관 벽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혈전을 생성해 동맥경화를 유발하고, 심하면 심근경색·뇌졸중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좋은(HDL) 콜레스테롤은 혈관에 낀 나쁜 지방을 간으로 운반해 대사시키는 청소부 역할을 합니다.
고지혈증을 치료하려면 중성지방과 나쁜(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낮추고 좋은(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야 합니다.
당뇨병이 있으면 나쁜(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100미만으로 조절해야 합니다. 당뇨병이 있으면서 심장 병력이나 가족력 등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은 더 낮게, 나쁜(LDL) 콜레스레롤 수치를 70미만으로 떨어뜨려야 합니다.
고지혈증의 치료는 생활습관 교정을 기본으로 여기에 약물요법을 병행하는 것입니다. 몸속 지방 성분의 약 30%는 음식물을 통해 흡수되고 70%는 체내에서 생성됩니다. 채식만 하는 사람도 고지혈증을 앓을 수 있습니다.
고지혈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삼겹살, 내장 등 동물성 지방이 많은 식사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가린 등 가공 지방이나 코코넛유도 동물성 지방에 가까우므로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밖에도 채소나 과일, 잡곡, 콩류, 해조류 등 섬유소가 풍부한 식사를 하고, 과다한 염분 섭취는 피해야 합니다.
단, 과일이나 잡곡은 탄수화물 식품이므로 알맞은 양을 먹도록 합니다.
고지혈증약은 지방이 체내에서 생성되는 시스템을 차단합니다.
고지혈증 치료제로는 스타틴 계열의 약이 많이 쓰입니다.
스타틴은 나쁜(LDL) 콜레스테롤과 중성 지방을 낮추고 좋은(H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심혈관 질환의 예방 효과가 우수하고 장기간 복용해도 내성 발생이 적은 편이라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복용자가 많은 만큼 부작용 이슈도 크게 부각될 수 있는데 10년전 스타틴이 당뇨병을 유발한다는 문제점이 보고되어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런 논란에도 여전히 스타틴은 전세계에서 처방되고 있습니다. 스타틴을 복용하는 환자 모두에서 당뇨병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심혈관 질환 예방으로 인한 이득이 훨씬 크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특히 당뇨병이 있는 고지혈증 환자는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우려가 커 스타틴 복용이 더욱 필요합니다.
다만 비만하거나 당뇨병 전 단계인 내당능 장애 환자는 당뇨병 발생 고위험군에 해당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며, 스타틴을 복용하는 동안에는 당뇨 발생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할 것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