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자녀양육 혼자걷기

삼성의료원 사회정신건강연구소

도보여행의 모든 결과는 정직하다. 몸 전체를 던지는 일이다.
내 몸을, 내 기억과 약과 옷, 식량, 침낭을 짊어질 사람은 오직 나뿐이다.
모든 실수는 곧바로 혹은 다음 날 대가를 치러야 한다.
혼자 걷는 이상 그 무엇에도, 그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다.
따라서 자신의 몸과 주의 깊고 신중한 대화를 나누게 되기도 한다.

등에 배낭을 메고 혼자 걷는다는 것은 위험에 그리고 사람들에게 전적으로 몸을 내맡김을 의미한다.
자전거 여행처럼 도망칠 수 있는 가능성도 그리고 자동차 여행처럼 몸을 피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전혀 없다.
고독한 여행자는 원래 짐 속에 두려움을 갖고 다니는 법이니까.
그것은 숲속에서 혹은 한밤의 침묵에 스며들기도 하고, 새로운 만남이 이루어질 때마다 고개를 들기도 한다.

고독한건 타인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던가.
홀로 외로이 걷는 여행은 자기 자신을 직면하게 만들고,
육체의 제약에서 그리고 주어진 환경 속에서 안락하게 사고하던 스스로를 해방시킨다.

- 베르나르 올리비에, 『나는 걷는다1: 아나톨리아 횡단』, 임수현 옮김, 효형출판, 2003 에서 -

 

살다보면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어렸을 때처럼 어둠을 무서워하지는 않지만, 나이가 들수록 두려움의 대상은 오히려 더 늘어나고 다양해지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그 두려움들을 결국은 홀로 감당할 수밖에 없으니 외로움이 깊어지고 용기가 필요한 순간은 많아집니다.
그러니 혼자 두려움에 맞서는 연습이 필요하겠지요.

익숙한 일상과 공간으로부터 나를 떼어내서 혼자가 되는 연습.
사람이든, 자연풍경이든, 혹은 두려움이든 온 몸으로 만나고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해내는 경험.
그것이 성공 경험이면 좋겠지만 혹시 실패한 경험이라 하더라도 평생의 자산이 될 자신감과 용기를 충전해 줄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좀처럼 혼자가 되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혼자되기를 선택하고 노력하지 않는 한 자의든 타의든 늘 누군가와,
혹은 무언가(핸드폰, 컴퓨터 등)와 같이 있게 됩니다.

비록 불안하고 두렵더라도 부모나 아이, 누구에게나 혼자 있는 시간은 필요합니다.
휴대폰을 끄고, 말(言)을 멈추고, 혼자되기를 적극적으로 선택해보세요.

혼자지만 곧 혼자가 아닌 시간이 됩니다.
타인이든, 자신이든, 주변 풍경이든, 새로운 생각이든 값진 무언가가 만나질 테니까요.
혼자일 때 만남의 기회가 늘어납니다.

※ <나는 걷는다>는 62세의 은퇴 기자인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이스탄불에서 시안까지 실크로드 12,000 킬로미터를 홀로 걷고 나서 쓴
    여행기다. 총 세 권인데, 1권은 터키를 횡단에서 이란 국경에 이르는 여정을, 2권은 이란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까지,
    그리고 3권은 마침내 중국 시안에 도착하기까지 총 4년에 걸친 이야기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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