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자녀양육 <박경순 칼럼> 공격적인 아이들 : 아이의 공격성을 어떻게 다루어줄 것인가

삼성의료원 사회정신건강연구소
“부모는 유아로 하여금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 없이 공격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 도널드 W. 위니콧
 
아이를 잘 키우려면 ‘많이 사랑하라’고 말한다. 사랑을 주기만 해서 아이가 잘 자랄 수 있다면 자녀 양육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아이를 잘 키우는 것은 사랑보다 공격성을 잘 다루어주는 데에 있다. 그리고 부모 입장에서 이것을 다루고 인내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  
 
공격성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사자’가 ‘갈기’를 세우고 상대방을 포획하고 싶어 하는 공격성이 있는가 하면 나이 어린 학도병이 전쟁터에 끌려가서 적의 포탄이 무서워 눈을 감고 총을 난사하는 공격성도 있다. 아이가 공격성을 보일 때, 훈육으로 다스려야 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공격성 뒤에 있는 아이의 두려움을 보듬어야 할 때도 있다. 
 
프로이트는 사랑, 즉 리비도와 더불어서 공격성을 ‘타고난 본능’이라고 하였다. 생후 초기에 갖는 공격성과 관련하여, 클라인은 생존본능과 두려움을 하나의 순환 고리로 설명하고 있다. 유아의 공격성은 이것을 누군가가 순화시켜서 되돌려주지 않으면, 나를 해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되돌아온다고 하였다. 아이들이 이유없이 무서움을 타는 것, 밤에 혼자 자지 못하는 것 등이 이러한 이유 중의 하나 일 수 있다. 
 
생후 2년이면 공격성이 본격적으로 발달하는 시기라고 한다. 위니콧은 타고난 공격성을 ‘무례함’이라고 표현했다. 아빠와 놀다가 흥분한 나머지 아빠의 뺨을 때리는 것, 이유 없이 어른들을 꼬집는 것의 시작은 그저 ‘무례함’일 수 있다. 입을 떼면서 배운 몇 가지 말을 적재적소에 써먹는다. ‘싫어’, ‘내 거야’, ‘엄마 미워’…. 부모 입장에서는 말 안 듣는 아이, 순한 아이가 아닐 수 있지만, 모두 정상발달이다. 이 시기에 보이는 공격성(aggression)은 자기주장(assertiveness)으로 가는 이정표의 시작이며 여기서부터 희로애락의 감정이 본격적으로 구체화된다. ‘무례함’에서 나오는 행동들을 다루는 방법은 이것을 놀이로 순화시키는 것이다. 아빠를 총으로 빵 쏘면, ‘꼴깍’ 죽어주어야 한다(물론, 다시 살아나야 한다). 엄마를 때리면 아프다고 울고 굴러야 한다. 진정으로 아프다고 해야 한다. 내가 무심코 하는 행동이 상대방을 아프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면 된다. 말로 하기보다 놀이로 보여주는 것이 아이에게는 상처 덜 받으면서 이해하는 방법이다. 위니코트는 이 ‘무례함’이 훗날 ‘창조성의 근원’이 된다고 하였다. 창조성이란 남이 가지 않은 길을 찾거나 새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무례함은 아이들 입장에서 그저 새로운 생각, 새로운 시도 이외에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공격성은 욕구 좌절의 결과로 생기는 것이라고 본다. 배가 고플 때 짜증을 내는 것, 엄마가 동생을 더 챙기면 동생을 미워할 수 밖에 없는 것 등이 이에 속한다. 공격성이 욕구좌절의 결과로 인한 것일 때, 차츰 우울감이나 무력감이 같이 자라게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이의 공격적인 행동이 무엇이든, 그 이면에 있는 메시지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희노애락은 골고루 발달해야 한다. 
공격성도 없어서는 안 되는 감정의 필수 영양소이다. 
공격성이 빠지면, 중대한 ‘감정의 영양결핍’으로 이어진다. 
 
[약력]
박경순 교수, 서울여자 대학교 특수치료 전문대학원 
미국 NYU Psuchoanalytic Institute에서 정신분석 훈련
- 주요저서 : 엄마 교과서, 비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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