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자녀양육 <박경순 칼럼> 우리 문화권에서 자녀교육에 꼭 필요한 것들

삼성의료원 사회정신건강연구소
이론은 항상 시대를 반영하면서 변화, 발전되어왔다. 육아나 부모교육 이론도 마찬가지이다. 타자로 글을 치던 부모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IT로 인해, 감히 상상하기도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야 할 자녀들을 키워야 한다. 부모 노릇이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이다. 적어도 4, 50년은 될 ‘시대’의 간극을 메워야 하는 것이 부모의 가장 큰 숙제이다. 
 
정형화된 교육을 받고 자란 우리는 창의력과 자존감이 있는 자녀로 키우고 싶어 한다. 하지만 어떻게 하는 것이 자녀의 자아를 공고하게 하는지에 대해서는 선뜻 해답을 갖고 있지 못하다. 시대에 맞는 당당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 우리 문화적 통념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 보아야 할 것들이 있다. 
‘착한 아이 증후군’, ‘공격성’, ‘나르시시즘’ 등이 그것이다. 
‘착한 아이 증후군’은 꽤 오래전부터 이야기된 부분이다. 착한 아이라는 말에 증후군이 붙은 이유는 그 자체로 건강하지 않다는 뜻일 것이다. 감정에는 희노애락(喜怒哀樂)이 있다.  이들 중 어느 하나가 빠져도 감정의 절름발이가 된다. 화를 느끼지 못하거나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하면 그만큼 사용할 수 있는 감정의 폭이 줄어든다. 처벌이 좋지 않다고 이야기 하려다보니,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였고, 그쪽에 너무 치우치다보니 칭찬도 독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훈육’을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면 감정이 골고루 발달하는데 방해를 받을 수 있다.      
 
‘공격성’은 프로이트 시절부터 중요한 인간 본성 중의 하나로 알려져 왔다. 생득적인 것부터 자신의 욕구가 좌절되었을 때 나타나는 후천적인 것까지 공격성을 설명하는 범위는 넓다. 중요한 것은 공격성이 ‘삶의 원천’이요, ‘에너지의 저장고’라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선생님이든 부모든 자기 주장적인 아이로 키우려고 애쓴다. 사회성 발달에 꼭 필요한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유교 전통이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우리 문화권에서는 아직도 쉽지 않은 과제이다. 자녀의 공격성을 다루는 것은 누구든 어려운 숙제이다. 때로 아이의 당연한 욕구나 자기해명조차도 부모에게 대드는 것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드믈지 않다. 분명한 것은 이 공격성이 ‘창의성’과 ‘자존감 있는 아이’로 키우는 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는 점이다.  
  
‘나르시시즘’이란 한마디로 스스로 ‘내가 잘났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것은 유아 발달과정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다. 혼자 걸을 수 있게 되는 것만으로도 세상이 모두 내 것인 양 의기양양해지는 것이 아이들이다. 세상으로 나가기 전에 ‘내가 최고’라는 경험을 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잘난 척’하면 안 된다고, 겸손이 미덕이라고 우리는 배우며 자랐다. 하지만 발달을 연구하는 정신분석학자들은 스스로 자긍심을 갖기 위해서는 일정 시기에 ‘나 잘난’ 맛을 마음껏 누리게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장하는 내내 이 주제에 사로잡히게 된다. 아이 스스로가 ‘잘났다’ 하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  ‘우리 아이는 기필코 잘나야만 한다’는 부모의 나르시시즘이 문제다.  
 
한때는 찬란했던 것들이 진부하게 여겨질 때가 있다. 자녀교육에도 그런 것들이 있는 것 같다.
 
 
[약력]
박경순 교수, 서울여자 대학교 특수치료 전문대학원 
미국 NYU Psuchoanalytic Institute에서 정신분석 훈련
- 주요저서 : 엄마 교과서, 비룡소
태그
3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