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자녀양육 독서를 가르친다

삼성의료원 사회정신건강연구소
다니엘 페나크는 자신의 독서론 <소설처럼>에서 ‘책을 읽다’라는 동사가 ‘꿈꾸다’ ‘사랑하다’와 함께 명령어로 바꿀 수 없는 단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즉 ‘사랑하라’ ‘꿈꾸라’하고 명령한다고 해서 그것이 명령자의 뜻대로 실행될 수 없듯이, 읽기 싫은 사람에게 ‘읽어라’하고 명령해보았자 그저 읽는
척하거나 이내 수면제 대용으로 활용해버릴 뿐이다. 그래서 페니크는 책 읽기를 보다 친근한 일로 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독자의 10가지 권리를
제창하고 있다.
 
첫째, 읽지 않을 권리
(나는 기분이 좋지 않거나 장정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여하튼 읽고 싶지 않을 때는 안 읽는다)
 
둘째, 건너뛰어서 읽을 권리
(새로 발간된 전공 서적을 읽을 때 내가 잘 쓰는 수법이다)
 
셋째,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괴테의 <파우스트>는 고교 시절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도 다 못 읽었다)
 
넷째, 연거푸 읽을 권리
(내가 좋아하는 로르카의 시집은 하도 여러 번 읽어서 이제는 거의 다 외운다)
 
다섯째, 손에 잡히는 대로 읽을 권리
(이현세의 만화를 읽다가 갑자기 막스 베버를 읽은들 어떠랴)
 
여섯째, 작중 인물과 자신을 혼동할 권리
(나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읽으면 햄릿이 되고 또 가끔 홍길동이 되기도 한다)
 
일곱째, 읽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을 권리
(침대에서 읽고 기차간에서 읽고 수영장에서도 읽는다)
 
여덟째, 여기저기 부분적으로 읽을 권리
(내 특기다)
 
아홉째, 소리 내어 읽을 권리
(흥이 겹거나 감동했을 때는 저절로 소리가 난다)
 
열 번째, 읽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권리
(책 읽기의 장점 중 하나는 그 즐거움을 혼자만의 비밀로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김무곤, 『종이책 읽기를 권함』, 더숲, 2011에서-
독서를 통해 학습과 인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차곡차곡 독후감을 모아 입시자료로도 활용하고 싶은 부모들은 간혹 어른도 하기 힘들고 바람직하지도 않은 일을 아이에게 요구합니다.
어른의 욕심이 오히려 아이를 책과 멀어지게 만드는 겁니다.
 
아이가 평생 책을 좋아하고 가까이 하기를 바란다면, 부모가 먼저 이렇게 저렇게 ‘독서를 가르치려는’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저 도서관이든 서점이든 책이 많은 곳에 아이를 데려다 놓고 부모 자신의 책을 읽는 것이 가장 좋은 독서지도입니다.
부모 역할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가끔 아이 쪽을 바라봐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아이 스스로 이 책 저책 고르고 원하는 만큼씩 읽어가며 책과 사귀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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