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자녀양육 힘겨루기

삼성의료원 사회정신건강연구소
나는 목수들이 잘라내 버린 나무 조각 몇 개를 얻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마당에서 그 나무에 망치질을 했다.
나무통을 짜서 거기에 옥수수를 기르기로 했다.
못 박기는 쉽지 않았다.
못은 힘의 크기로 박는 것이 아니다.
힘의 각도로 박는다는 이치를 나는 알았다.
못대가리를 수직으로 정확히 때리지 않으면,
힘이 클수록 못은 휘어져서 일을 망친다.
수많은 못이 휘어진 뒤에, 나무통 몇 개를 겨우 만들었다.
 
-김훈, 『밥벌이의 지겨움』, 생각의 나무, 2003에서-

힘만 가지고 안 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아이 훈육도 그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힘을 주어야 할 시기와 빼야 할 때, 힘을 주더라도 어떤 식으로 줄지에 대한 부모의 요령과 감각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싫어” “안 돼”라고 말하기 시작하면 부모와 아이의 밀고 당기기가 시작되었다는 신호입니다. 위험하거나 다른 사람을 심하게 방해하는 행동만 아니라면 3살 정도까지는 웬만하면 아이가 하고자 하는 걸 수용해주는 게 좋습니다. 
간혹 먹고 잠자는 일부터 시작해서 매사를 양육서에 적힌 대로 아이를 ‘당기려고만’ 하는 부모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 힘들어 합니다.  일반적인 지침들을 내 아이에게 그대로 적용하려 하기보다는 아이의 욕구를 존중해주는 게 더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만약 아이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되는 행동을 자주 한다면, 다른 아이들과 함께 두면서 제재하고 가르치려 들기보다는 아이가 조금 더 준비가 될 때까지 혼자서 실컷 놀게 하는 게 낫습니다. 
 
3살이 지나 유아기 후반이 되면 도덕성을 배우는 결정적인 시기이므로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분명히 알려주고  부모가 모범을 보이면서 이끌어야 합니다. 아이와의 밀고 당기기는 단 둘이 있을 때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은데, 부모가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 너그러워진다는 걸 아이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아이와 단 둘이 있든 여럿이 함께 있든  동일한 모습을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사춘기가 되면 아이는 더 이상 부모의 기대대로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부모가 기대를 버릴 수도 없으니 한층 더 균형이 중요해집니다.
부모는 더 중요한 문제에서 아이를 당길 수 있기 위해 덜 중요한 문제에서는 못 이기는 척 아이에게 끌려가 줄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의 욕구를 이해해주면서 부드럽게 제안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부모의 명령이나 강압에 의해서가 아니라 아이 자신이 선택하고 결정을 내렸다는 느낌이 들게 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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