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야기 커피 하루에 몇 잔 마시는 게 좋을까?

2012년 개봉된 영화 ‘가비’는 을미사변 이후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하면서 벌어진 긴박했던 조선의 마지막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가비’는 커피의 고어로 당시 커피를 가비차(加比茶)라고 부른 것에서 유래되었다.  

고종은 커피를 즐겨 마신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영화속에서 비운의 왕은 “나는 가비의 쓴맛이 좋다. 왕이 되고부터 무얼 먹어도 쓴맛이 났다. 헌데 가비의 쓴맛은 오히려 달게 느껴지는구나"라고 말하며 당시의 시대상을 씁쓸한 커피의 맛에 빗대어 표현하였다. 

당시 커피는 왕이나 고위층만 마실 수 있는 귀한 음료였지만 그로부터 100년이 더 지난 오늘날 한국인들에게 ‘가비’는 커피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필수품이 되었다. 한국관세무역개발원이 발표한 국내 커피 수입시장 분석에 따르면 2014년 성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341잔으로 전년 대비 1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야말로 밥은 굶어도 커피는 끊지 못하는 사회가 된 것이다.
 
커피를 마실때마다 죄책감을 느꼈다면?
아침에 출근하면 습관적으로 커피를 마시는 직장인들이 많다. 이때 내 몸에 조금은 미안한 생각은 들지만 졸음도 깨고 동료들과 대화하기 위해 모닝 커피 한 잔쯤은 마셔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런 마음속 죄책감을 떨쳐버려도 되는 연구결과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하버드대학 공공보건대학원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하루 3∼5잔 정도의 커피를 마신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7년 정도 수명이 긴 것으로 파악됐으며 심장병, 파킨슨병, 성인 당뇨병, 뇌졸중에 따른 사망률이 줄어들고, 자살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지난 30년 동안 여성 16만 8천명과 남성 4만명을 대상으로 4년마다 이들이 마시는 커피의 분량과 수명간 관계를 추적한 결과 이러한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이런 기사를 볼 때마다 “이런 연구결과를 전적으로 신뢰해도 될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사실 커피가 마셔도 건강에 해가 있는지, 아닌지에 대한 논쟁은 지난 1000년 동안 지속돼 왔다. 오래전 커피가 중동에서 유럽으로 전파된 관계로 커피는 ‘악마의 물’로 불려지다가 카페인의 각성효과가 알려지면서 하루 아침에 ‘아침의 연인’으로 둔갑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커피의 순기능이 부각되면서 대표적인 ‘국민음료’로 추앙받고 있다.
 
그렇다면 커피는 정말로 내 몸의 건강을 지켜주는 만병통치약일까?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양광모 교수는 “의학적으로 커피를 매일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다, 또는 좋지 않다라고 단정지어 이야기할 수는 없다. 최근 커피의 순기능을 강조하는 연구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커피를 많이 마시는 것은 바람직한 행동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루 최대치를 넘지 않는 범위내에서 본인의 체질에 맞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동안 왠지 건강에 안좋을 것 같은 음료라는 누명을 썼던 커피…이제 누명은 벗었지만 그렇다고 커피를 건강음료라고 생각하기에는 아직 자유롭지 않다. 삼성서울병원 임상영양팀이 조언하는 「커피를 건강하게 즐기는 5가지 방법」을 참조하여 건강도 지키고 커피도 즐기는 여유를 누려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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