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임상영양팀

 

마른 몸에 대한 강박증은 심할 경우 거식증(신경성 식욕부진증: Anorexia Nervosa)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거식증이란 저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살이 찌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식사를 거부하는 증상을 말합니다. 또는 살이 찔 것 같은 음식은 입에 대지도 않고 채소나 과일만 소량만 먹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무월경, 질병에 대한 면역력 약화, 기초대사율 저하 등으로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모델들은 옷을 멋지게 차려 입고 무대를 빛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체중 조절을 극심하게 하고, 이로 인해 거식증에 걸려 심할 경우 죽음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프랑스의 이사벨 카로라는 모델은 170cm에 30kg밖에 되지 않았지만 물조차 거부하는 심각한 거식증을 앓았습니다. 이 모델 자신도 거식증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고자 포스터를 촬영하기도 하였지만 끝내 극복하지 못하고 28살의 나이에 사망한 사례도 있습니다.

마른 모델이 일반 여성들에게까지 마른 몸에 대한 강박증을 심어주어 결국 국민 건강에도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살이 찌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굶다가, 식욕을 억누르지 못해 한꺼번에 많이 먹는 거식증과 폭식증을 동시에 앓고 있는 여성들의 수가 부쩍 늘어난 이유도 미디어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앞서 언급해 드린 프랑스의 경우 이미 거식증 환자가 4만명에 육박한데 놀라운 사실은 이들 대부분이 미디어의 영향을 많이 받는 십대라고 합니다.

따라서 체중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으로 섭식장애와 같은 문제점이 발생되지 않도록 미국패션디자인협회(CFDA)에서는 건강한 모델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으며, 영양사와 식이장애 전문가, 피트니스 트레이너의 의견을 수렴하여 이를 바탕으로 모델을 위해 건강한 환경을 제공하는 장기간의 프로그램도 구상중인 것으로 보고하고 있습니다.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는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저체중, 정상체중, 비만을 판단하는 방법입니다. 보통 18.5~22.9는 정상으로, 18.5 미만은 저체중, 23 이상은 과체중으로 볼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과거 20~30대 여성의 저체중 비율은 각각 21.4%, 4.15%였으나 최근에는 20대 여성의 저체중 비율은 17.8%, 30대 여성의 저체중 비율은 8.3%로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만큼 여성들의 저체중(BMI 수치가 18.5미만)인 경우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대중에게 미치는 미디어의 영향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모델들이 겪고 있는 거식증과 관련한 저체중의 위험성, 그리고 식사 지침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