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야기 부인암 정복을 향한 따뜻한 동행, 산부인과 이유영 교수

 

2012년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여성의 부인암 지형이 서구형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자궁경부암은 부인암 중에서 가장 많은 발생 빈도를 보였지만 변화 추이를 보면 소폭 줄어들었고, 자궁내막암과 난소암이 빠른 속도로 증가 중이라고 한다.

 

여성의 생식기는 여성 건강의 척도이자 소중한 생명을 잉태하는 중요한 신체 부위다. 여성암 중에서도 생식기에 생기는 각종 암을 부인암이라고 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그리고 난소암이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이유영 교수를 만나 부인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자궁에 생기는 부인암,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

싱글포트, 신경보존술로 완치율과 치료 후 삶의 질을 높이다!

자궁경부암은 증상이 없더라도 일년에 한번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 진단이 가능합니다. 다른 부인암에 비해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니까 예후가 좋죠. 그리고 자궁경부암은 예방 백신이 개발돼 있어 예방이 가능해졌습니다.

 

자궁경부암은 자궁 경부쪽에 악성 종양이 생기는 암으로, 주 증상은 출혈이다. 성 접촉에 의한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이 주된 원인이다. 따라서 자궁 경부에 상처나 염증이 생기지 않게 조심하고,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감염을 차단해야 한다. 그리고 비위생적인 성관계를 조심해야 한다.

 

자궁경부암의 치료는 초기에는 수술을 시행하지만, 암이 진행하는 경우엔 방사선 치료를 합니다. 진행중인 자궁경부암은 골반 옆으로 많이 퍼져 있는 상황이라 수술보다는 방사선 치료가 적합하죠. 우리 삼성서울병원에서는 되도록 작은 수술을 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개복수술보다는 복강경 수술 위주로 하는데요, 복강경 중에서도 싱글포트 수술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싱글포트는 한 개의 작은 구멍만으로 수술하기 때문에 통증이나 출혈, 상처가 적고 수술 후 회복이 빠른 수술법입니다. 그리고 신경보존술이라고 해서 방광으로 가는 신경을 가능한 보존해 수술 후 방광 기능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방지하는 수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자궁내막암은 자궁 내의 공간을 덮고 있는 조직에 생기는 암을 말한다. 주로 50~60대에서 많이 발병하는데, 주된 증상은 역시 비정상적인 출혈이다.

자궁내막암의 치료는 일단 수술적 치료를 먼저 하고, 그 다음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를 하게 됩니다. 자궁경부암은 방사선 치료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궁내막암은 일단 모두 수술을 한다는 점이 다르죠.

 

 

어려운 진단, 생존율마저 낮은 난소암,

다학제 진료와 적극적인 수술로 치료 성공률을 높이다!

 

문제는 난소암이다. 난소암은 부인암 중에서도 생존율이 낮은 암으로 유명하다.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과는 달리 조기 진단 자체가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뭘까.

난소에는 워낙 생리적인 혹이 잘 생깁니다. 그런 혹과 구분하기가 쉽지 않고, 그렇다고 혹으로 보인다는 소견으로 모두 수술할 수도 없죠. 그래서 조기 진단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더 안타까운 건 증상을 느껴서 병원을 찾을땐 이미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난소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는데, 초기에 진단되는 경우는 산부인과 진찰 중 내진이나 초음파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난소암은 진행중에도 증상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배에 딱딱한 것이 만져지거나, 배가 불러와도 소화가 잘 안된다는 느낌 정도로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난소암의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질까.

 

난소암도 수술적 치료가 근간을 이룹니다. 난소암이 다른 부인암과 다른건 수술 범위가 굉장히 넓다는 겁니다. 난소암은 진행암의 형태가 많은데요, 실제로 골반에 국한되지 않고 간이나 장, 비장 같은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수술 범위가 넓어져서 타 과와 함께 협업 수술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수술 후엔 항암치료를 반드시 해야 합니다. 또 난소암은 종양이 각 장기로 전이된 범위가 넓으면 수술을 하려고 개복을 했다가 수술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 병원에서는 일단 수술에 들어가면 각 장기에 퍼져있는 종양을 최대한 떼어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술 후에 잔여 병소가 남는 확률을 낮춰 타 병원보다 난소암 치료 성적이 높은 겁니다.

 

하지만 난소암은 다른 부인암에 비해 여전히 조기 진단도 어렵고 생존율도 낮다. 그래서 이유영 교수가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난소암이라고 한다.

 

난소암은 수술 뿐 아니라, 연구를 통해서도 환자분들한테 더 많은 도움을 드릴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 산부인과에서 난소암에 관련한 중개연구를 하고 있는데, 중개연구는 어떤 질병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진단, 치료하는데 실용화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말합니다. 현재 난소암과 관련한 중개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치료 잘 참고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인암 환자들이 치료를 잘 이길 수 있도록 옆에서 든든하게 지지할 것.

 

산부인과는 그 특성상 오로지 여성 환자만 만나게 되는데, 이유영 교수의 핸섬한 외모와 선한 표정, 그리고 다정하고 부드러운 말투는 산부인과 의사로 적임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이 교수는 진료시간을 다소 초과하면서까지 환자들의 이야기를 세심하게 다 들어준다고 한다. 그래서 산부인과를 전공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저희 아버지가 산부인과 의사셨습니다. 산부인과 의사로 사시는 아버지 모습을 보고 자라서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았겠죠. 그리고 의대에 가서는 외과 계열이 맞겠다 싶어 외과를 선택했고, 인턴을 하면서 여러 과를 경험해보니 역시 산부인과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유영 교수에게 기억에 남는 환자는 어떤 환자일까가 궁금해졌다.

레지던트때 처음 부인과 병동 주치의를 할 때였어요. 자궁경부암 말기로 병원을 찾는 여자 환자가 있었습니다. 20대 후반이었는데 남편이 미군이었어요. 외국인 남편과 함께 온 것이 좀 생소하게 느껴졌는데, 그 남편이 정말 지극정성으로 부인을 간호하는 겁니다. 제가 감동을 받을 정도였는데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참 아름다웠어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결국 환자가 사망했어요. 그런데 아내가 사망한 직후 남편이 갑자기 가방에서 한복을 꺼내더니 아내에게 입혀주는 거에요. 그러더니 그렇게 서럽게 우는 겁니다. 그때 그 모습을 보고 암이라는 생물학적인 단일 사고에서, 암이라는 병이 갖는 사회적인 의미와 정서적인 의미를 어렴풋이 깨닫게 됐습니다. 암으로 인한 고통, 슬픔, 죽음 같은 의미를 새롭게 느끼게 해 준 계기가 되었죠. 그 이후로 암 환자분들을 대하는 마음가짐 역시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병원을 찾은 부인암 환자들에게 이유영 교수는 어떻게 몸과 마음을 케어해주고 있을까.

저는 치료를 시작할 때 열심히 하라는 말보다는요, 치료 후에 잘 참고 열심히 치료받으셨던 부분에 고마움과 칭찬을 전합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아파 본 사람이 아니라면 어느 누구도 그 심정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테니까요. 그래서 치료 전이나 치료 중에는 저의 위로나 격려가 상투적이고 무미건조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치료를 끝까지 잘 받으신 환자들에게, 훌륭하시다, 열심히 잘 받으셨다, 이렇게 진심으로 말씀드리죠. 정말 감사드리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참 따뜻했다. 환자를 대하는 그의 진료철학이 1차원적인 질환에 대한 치료를 넘어 환자의 마음 깊은 곳까지 헤아리고, 치료를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독려하는 든든한 동반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를 만나는 환자들은 힘든 매 순간마다 그가 내미는 손을 잡고 다시 기운을 내 치료에 임할 수 있을 것 아닐까.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마지막으로 이유영 교수에게 좋은 의사의 면모에 대해 물었다.

의사는 하느님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의사이기 때문에 환자분들에게 충분히 지지는 해드릴 수 있습니다. 치료도 중요하지만 진심어린 지지라든지 환자 마음을 이해하려는 정성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소양과 면모를 가진 의사가 좋은 의사가 아닐까요.” 

 

이유영 교수와 얘기를 나누며 받은 느낌을 그림으로 비유하자면, 강렬한 색채의 유화가 아닌 투명한 듯 은은하게 스며드는 수채화같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조용히 사람의 마음에 다가오는 진심이 느껴졌다는 의미다.

부인암으로 힘들어하는 환자들의 아픈 몸과 마음을 과장되지 않게 순수한 진심으로 케어해주는 따뜻한 의사, 바로 이유영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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