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심장으로 새로운 출발, 심부전 환자에게 희망을 전하다! /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최진오 교수

심부전은 영어로 heart failure인데

일본에서 心不全으로 번역한 거예요.

일반인이 이름만 듣곤 얼른 이해하기 어렵죠.

 

 

심부전(심장기능상실),

심장기능이 나빠져 숨이 찬 병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최진오 교수의 말이 아니라도 심부전이 무엇인지 궁금하던 차였습니다. '부전'이면 완전하지 않다는 뜻이니까 무슨 이상이 있다는 것인데, 심장질환은 대부분 다 그렇지 않나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요즘은 심장기능상실이라는 명칭도 쓰던데, 설명을 좀 더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심장이 약해져서 본연의 펌프 기능이 나빠진 상태를 말해요. 심장에 무슨 병이 있으면 그에 따른 고유 증상이 있겠지만, 나중에는 결국 그 병으로 인해 심장기능 자체가 나빠지거든요. 그러면 대표적으로 숨이 차거나 기운이 없는 증세가 나타나죠. 조금만 걸어도 백 미터 달리기를 한 것처럼 숨이 차고, 밤에도 누워있지 못하고 앉아있어야 숨쉬기 편해요.

그러니까 심부전이란, 심장질환으로 펌프(수축·이완) 기능이 나빠져서 온몸에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호흡곤란, 부종, 피로감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병적인 상태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온몸을 돌고 심장으로 들어온 혈액은 폐로 보내져서 산소를 받고 다시 심장을 거쳐 온몸으로 나갑니다. 펌프 작용이 비효율적이면 이런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심장에서 원활하게 퍼내지 못하니까 혈액이 폐나 온몸에서 심장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정체됩니다. 그러면 폐에 물이 차서 호흡이 곤란해지고, 체액이 쌓여서 발목과 다리 등 온몸이 붓습니다. 산소를 담은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니 만성피로가 생기고, 간과 콩팥 같은 기관도 기능이 떨어집니다.

 

 

처음 발생한 경우에는 잘 조절돼

지속적인 관리와 유지가 중요

처음 심부전 증상이 발생했을 때는 그 당시에 치료만 잘하면 증상이 쉽게 조절되고 금세 회복될 수 있어요. 심한 호흡곤란도 이뇨제를 써서 몸에 쌓인 수분만 해결하면 금방 좋아지는 경우가 많아요. 혈압이 떨어지는 쇼크로 오는 심부전은 굉장히 응급이지만 말이죠.

급성 심부전은 최초 발병이 급성으로 나타나는 경우와 증상이 잘 조절되던 만성 심부전 환자가 급격하게 악화되는 경우를 모두 포함합니다. 대부분 응급실로 들어와서 입원치료를 받습니다.

관상동맥 질환은 응급시술 후에 상태가 좋아지면 그냥 퇴원하지만, 심부전 환자는 그렇게 하면 안 돼요. 이뇨제로 숨찬 증상이 좋아졌다고 바로 돌려보내면 이내 재입원을 하거든요. 치료를 충분히 하면서 약을 조절해야 하고 환자와 보호자 교육도 필요하죠.

처음 발생한 증상이 쉽게 조절돼서 다 나았다는 생각에 약물 복용과 관리를 소홀히 하면 결국 재발하고 악화돼서 치료는 더 어려워집니다. 심부전은 짧은 시간에 완치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잘 관리해야 하는 병입니다.

우선 약을 꾸준히 잘 복용해야죠. 다음으로 음식을 싱겁게 먹어야 해요. 염분은 수분을 붙잡아두려고 하거든요. 짜게 먹으면 몸 안에 물은 많아지는데 심장이 펌프질을 충분히 못 하니까 제대로 처리가 안 돼요. 물이 차고 증상이 악화되죠. 마지막으로 조금씩이라도 운동을 하는 것이 좋아요. 숨이 차니까 운동을 안 하고 또 못 하는 측면이 있지만, 가볍게 걷기라도 하면 도움이 되죠.

 

 

심부전,

심장질환의 종착역이라 불려

심부전을 일으키는 질환으로는 주요하게 관상동맥 질환(심근경색증, 협심증), 심장근육 질환(확장성·비후성 심근병증), 심장판막 질환, 부정맥(심방세동), 고혈압과 당뇨병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하자면 심장에 부담이나 손상을 줘서 펌프 작용의 효율을 떨어뜨리거나 장애를 일으키는 것들입니다.

심부전 환자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예요. 역설적이지만,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의료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죠. 먼저, 고령일수록 심장이 약해지는 데다 탈이 날 확률이 높아지잖아요.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원인 질환도 많이 생기고요. 다음으로, 급성 심근경색증 같은 위중한 심혈관질환을 겪고도 생존하는 환자가 늘어났어요. 문제는 이미 괴사한 심장근육은 회생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의술의 발전 덕분에 생존은 했지만, 손상된 심장기능이 회복되지 않는 탓에 심부전 환자로 살아야 한다는 거죠.

심장이 나빠져서 조절이나 치료가 안 되면 결국 심부전의 경로를 밟게 됩니다. 다양한 심장질환의 마지막 단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흔히 심장질환의 종착역이라고들 합니다.

 

자료를 보면,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는 비율이 무척 높고, 일상생활이 불편하고 힘겹다가 아예 불가능해지고, 심장돌연사의 위험이 크며, 생존율이 웬만한 암보다 낮다고 합니다. 심장의 암이라고 부를 정도로 삶의 질과 생명, 둘 모두를 위협하는 중증 질환이라는 것입니다.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경과 좋을 수 있어

환자는 물론이고 심지어 의사들도 심부전이라면 꺼리고 두려워해요.

손 놓고 죽음을 기다린다는 이미지가 강했거든요.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오해죠.

최진오 교수는 힘을 줘서 또박또박 말을 이어갔습니다. 자료를 보고 겁이 덜컥 났는데 뭔가 희망적인 이야기가 나오는 듯해서 귀를 바짝 세웠습니다.

좌심실 구혈률(박출률)이라는 지표로 심장기능을 평가하거든요. 채워진 혈액을 얼마나 짜내는지 보는 거죠. 정상은 50% 이상인데, 숨이 차다고 병원에 오는 환자는 10~20%에 불과한 경우도 많아요. 제가 학생 때만 해도 그 정도면 안 낫고 결국 죽는 병이라고 배웠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거든요.

10명을 치료하면 4명 가량은 심장기능이 많이 좋아지고, 4명 남짓은 더 나빠지지 않고 그런대로 2~3년 이상 잘 유지된다고 합니다. 열에 여덟은 기능을 45% 이상으로 회복하거나, 그 정도는 아니지만 입원하지 않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약물치료의 개념도 바뀌었습니다.날에는 강심제를 많이 사용했는데, 약한 심장을 더 힘들게 해서 심부전을 악화시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고혈압약 비슷하게 혈압과 심장박동수를 낮춰주는 약물을 씁니다. 심장이 혹사당하지 않게 보호해서 자기 회복을 돕는 것입니다. 그러면 기능이 호전돼서 환자가 더 편하고 오래 살 수 있습니다.

처음에 오실 땐 다들 울상이시죠. 워낙에 안 좋은 병으로만 알고 계시니까요.

그냥 돌아가시는 줄로만 생각하시거든요. 좋아질 수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심장이식,

말기 심부전 환자의 최후 보루

심장이 아주 나쁜 상태이고 증상도 심해서 일상생활조차 안 되는데, 약물로는 도저히 치료가 안 되고 회복 가능성도 없을 때, 마지막으로 남은 방법이 심장이식이에요. 말기 심부전 환자가 최후로 기댈 수 있는 치료이죠.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심부전 환자의 심장을 떼고 뇌사자에게 기증받은 건강한 심장으로 아예 바꾸는 것입니다. 심장이식을 받은 환자는 삶의 질이 향상되고 장기 생존율도 높아집니다. 우리나라는 1년에 200명 가까이 심장이식을 받는데, 삼성서울병원은 상대적으로 어려운 케이스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우리 병원은 고위험 고난도 심장이식의 비율이 높아요. 에크모를 달고 겨우 연명하는 환자의 심장이식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하죠. 그런 환자가 절반 가까이 돼요. 성적도 세계 최고이고요. 외국은 에크모를 단 환자가 심장이식을 받았을 때 1년 생존율이 50~60%이지만, 우리 병원은 82~83%예요.

에크모(체외막 산소화 장치)는 생명이 위태로운 중환자의 심장과 폐 역할을 대신하는 기계장치입니다.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내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산소를 공급한 다음 몸 안으로 다시 넣어줍니다. 삼성서울병원은 에크모를 국내 최초로 본격 도입했고 지금도 치료의 양과 질에서 국내 최고를 자랑합니다. '에크모의 메카'라는 말을 들을 정도입니다.

사실 에크모를 부착한 환자가 심장이식을 하면 성적이 안 좋거든요. 아무래도 의사나 병원 입장에서는 꺼리게 되죠. 미국에선 안 해요. 에크모를 달면 응급도가 0이라서 이식 순위가 최우선인 반면, 덜 위중해서 생존 가능성이 높은 환자에게 이식하면 성적은 더 좋잖아요. 귀중한 심장을 기증받았으니 가능성이 높은 쪽을 선택해야 한다는 말이 영 틀리지는 않죠. 하지만 죽어가는 환자, 다른 병원에서는 안 되는 환자를 살리는 일이 핵심이잖아요. 심장이식을 해서 살아날 확률이 적어도 60~70%가 되면 한번 시도해봐야죠.

삼성서울병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에크모 치료와 중환자 관리 덕분에 전신상태가 좋지 못한 고위험 환자도 적극적으로 심장이식을 하고 있습니다.

 

 

이식 환자는 관리가 중요!

심장이식 클리닉에서 꼼꼼히 챙겨

이식수술 자체는 심장외과에서 맡지만, 심장이식이 필요하고 가능한 환자를 수술 전후로 관리하는 쪽은 최진오 교수를 비롯한 순환기내과 심부전팀입니다.

심장을 기증받아 이식할 때까지 환자를 잘 관리해야죠. 대기하는 동안 환자가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하고, 악화되면 적절한 치료로 생명을 유지시켜야 해요. 일단 살아야 이식을 받으니까요. 수술 전에 상태를 잘 유지하는 일도 그렇지만, 수술 후 관리는 더 중요해요.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데 그에 따른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거부반응과 감염이 생기면 치료하고, 혈관병을 방지하는 등 힘들게 이식받은 보람이 있도록 신경을 써야죠. 심부전을 오래 앓아서 만신창이가 된 몸도 회복시켜야 하고요.

건강한 기증자의 심장을 이식하기 때문에 거부반응이 없으면 심장 기능은 거의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살아 있기만 하면 10년, 20년이 지나도 이식받은 심장은 아주 좋아요. 그래서 심장을 언제까지 쓸 수 있나 하는 사용연한이 아니라 환자 자체의 생존율을 따지죠. 면역억제제를 쓰면 심장이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 감염, 콩팥질환, 당뇨병같이 다른 병이 생기거든요. 그래서 협진이 중요한데, 우리 병원이 좋은 점은 각 분야의 최고 선생님들이 계신다는 거죠. 많은 도움을 받아요.

최진오 교수는 매주 수요일에 심장이식 클리닉을 운영하며 환자들을 챙기고 있습니다. 최 교수 주도로 개설한 것입니다.

우리 의료현실을 빗대 흔히 3분 진료라고 하는데, 이때는 10분 가까이 봐요. 심장이식 환자는 챙길 것이 아주 많거든요. 검사 자료뿐 아니라, 증상을 일일이 다 물어봐야 하고, 거부반응이 생기지 않았는지, 면역억제제 용량이 적절한지 체크하고, 약도 조절해야 하죠. 솔직히 이날은 무척 떨려요. 환자가 컨디션이 괜찮다고 하면 덩달아 기분이 좋지만, 지내면서 뭔가 불편한 점이 있었다고 하면 저도 마음이 무겁거든요.

환자를 걱정하며, 환자에게 조금이라도 더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는 최진오 교수의 마음이 돋보였습니다. 또, 늘 함께하겠다는 의지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인공심장은 국내에서 독보적

말기 심부전 환자에게 희망 주고파

당연한 말이지만 심장이식을 받으려면 우선 심장이 있어야 합니다. 기증된 심장이 부족한 탓에 수개월에서 수년을 기다리다가 끝내 사망하는 경우가 20% 남짓이라고 합니다. 적합한 심장을 구할 때까지 시간을 벌면서 환자를 지지해 줄 수 있다면 아직 희망은 있습니다.

 

이런 치료의 가교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좌심실 보조장치(LVAD)입니다. 흔히, 인공심장이라고 합니다. 국내에 도입된 것은 완전 인공심장이 아니라 좌심실의 펌프 기능을 대신해 주는 기계장치로, 좌심실에서 혈액을 뽑아 대동맥으로 보내줍니다. 급성기 환자가 아주 단기간 버티는 에크모와 달리 장기간 안정적으로 대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심장이 확보되어도 이식수술을 할 수 없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고령이나 다른 질환, 면역억제제 사용 불가 등의 이유로 심장이식을 못 하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좌심실 보조장치를 최종 대안으로 쓸 수 있습니다. 몸 안에 반영구적인 보조장치를 달고 평생 지내는 것이죠. 심장이식마저 불가능한 환자에게는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습니다.

좌심실 보조장치는 국내에서 우리 병원이 독보적이에요. 국내 최다 실적과 최고 성적을 거두고 있어요.?

2015년에 조양현·최진오 교수팀이 국내 최초로 3세대 좌심실 보조장치 수술에 성공했습니다. 이미 2013년에 이영탁·전은석 교수팀이 국내 최초로 2세대 인공심장 수술을 성공적으로 해냈습니다. 하지만 아직 활성화되지는 않았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2500명 넘게 수술을 받는 데 비해서는 턱없이 적습니다. 엄청난 비용 부담 탓이 컸는데, 다행스럽게도 최근에 건강보험 적용이 결정됐습니다.

우리나라가 후발주자이기는 하지만 우리 병원은 이미 차근차근 준비를 해 왔어요. 국내에서는 가장 앞서죠. 보험 지원이 되면 좌심실 보조장치 수술이 많이 늘어날 거예요. 세계적으로 치료 선도그룹에 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죠. 물론 수술은 심장외과 선생님들이 하시지만, 이후 치료와 관리도 중요하고 심부전팀 전체가 협력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거든요.

최진오 교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 메이요 클리닉에 2년간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거기에서 심장이식과 좌심실 보조장치에 관한 최신 정보와 노하우를 습득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메이요 클리닉에 다녀온 심장외과 조양현 교수와 한 팀을 이뤄서 말기 심부전 환자에게 밝은 희망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환상의 드림팀이 함께한다면 고위험 심장이식 환자와 인공심장 수술 환자가 제2의 심장으로 새로운 삶을 활기차게 펼쳐 나가리라 믿습니다. 환자 입장에서, 환자와 더불어, 좋은 결과를 향해 한 걸음씩 뚜벅뚜벅 나아가는 최진오 교수의 모습에 응원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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