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말이지만 심장이식을 받으려면 우선 심장이 있어야 합니다. 기증된 심장이 부족한 탓에 수개월에서 수년을 기다리다가 끝내 사망하는 경우가 20% 남짓이라고 합니다. 적합한 심장을 구할 때까지 시간을 벌면서 환자를 지지해 줄 수 있다면 아직 희망은 있습니다.
이런 치료의 가교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좌심실 보조장치(LVAD)입니다. 흔히, 인공심장이라고 합니다. 국내에 도입된 것은 완전 인공심장이 아니라 좌심실의 펌프 기능을 대신해 주는 기계장치로, 좌심실에서 혈액을 뽑아 대동맥으로 보내줍니다. 급성기 환자가 아주 단기간 버티는 에크모와 달리 장기간 안정적으로 대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심장이 확보되어도 이식수술을 할 수 없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고령이나 다른 질환, 면역억제제 사용 불가 등의 이유로 심장이식을 못 하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좌심실 보조장치를 최종 대안으로 쓸 수 있습니다. 몸 안에 반영구적인 보조장치를 달고 평생 지내는 것이죠. 심장이식마저 불가능한 환자에게는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습니다.